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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비판' 이복현 검사, 사표 "대통령, 검수완박 입장 알려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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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수사 등에 참여한 특수통
검수완박 강행 움직임에 검찰 수뇌부에 '거북이냐, 타조냐' 강력 비판
"솔직히, 검수완박 실현되면 대기업·금융권력 상대로 한 수사에서 수사기관 승리 가능성 적어"

이복현 부장검사. 연합뉴스이복현 부장검사.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 법안 통과를 당론으로 확정한 다음날인 13일 이복현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 부장검사는 사표를 냈다. 이 부장검사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수사 등에 참여했고, 검수완박 강행 움직임이 표면화되자 검찰 수뇌부를 향해 '목을 넣는 거북이냐, 머리를 박는 타조냐'라는 등의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이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2003년 검사생활을 시작해서 20년 가까이 검사로서 근무해왔다"며 "그만 두겠다고 마음 먹으니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며 사직 인사를 올렸다.

그는 2006년 론스타 사건, 2010년 한화그룹 비자금 사건, 2013년 국정원 대선개입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등을 수사한 경험을 언급하며 "적어도 위 수사들이 없었다면, 그러한 개선 결과가 쉽게 도출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저는 그 과정에서 일부 역할을 담당한 것에 불과하지만, 어쨌든 해당 사건을 담당한 검사와 수사관의 노력이 없었다면 위 사건은 제대로 결실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위 사건들이 없었다면 우리가 사는 사회의 모습은 지금과는 차이가 있었을 것"이라고 적었다.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4월 국회에서 처리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확정한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이 불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4월 국회에서 처리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확정한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이 불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 부장검사는 "경찰이 해도 잘 했을 수 있었다구요? 네 그랬을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국정원 사건의 경우 원래 경찰에서 수사가 시작돼 검찰이 여러 차례 경찰에 대한 수사 지휘를 했음에도 실체 진실 발견이 부족해 결국 검찰에 송치된 이후의 수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가 밝혀진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어 "삼성그룹 노조 파괴 공작 역시 여러 차례 근로자들과 시민단체에서 문제제기를 하고, 경찰과 노동청에 민원을 넣는 등의 의견 표명이 있었으나 검찰에서 수사가 있기 전까지 그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었고 삼성은 철저히 이를 부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찰도 유능한 인재들로 구성돼 있음을 부인할 수 없지만 서로 특징이 다르다"면서 "경찰은 지상전에 능한 육군, 해병대라면, 검찰은 F-16을 모는 공군 같은 기능"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무슨 이유인지 공군 파일럿이 미덥지 못하다고 수십년간 거액을 들여 양성한 파일럿을 다 내보내고 지상전 전문요원인 보병을 새로 교육시켜 나라를 지켜보자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 부장검사는 "솔직히 말씀 드리면, 검수완박이 실현되면 앞으로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위와 같은 대기업군, 금융권력 등을 상대로 한 수사에서 수사기관이 승리할 가능성은 극히 저조하다"면서 "중수청이 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말 꺼낸 분들조차 말을 아끼고 계신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통령에게도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검수완박 정책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알려주셨으면 한다"면서 "일국의 사법제도를 통째로 바꾸어 놓을 만한 정책 시도에 대해 대통령제 국가의 수반인 대통령께서 입장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새로이 취임할 대통령 당선인께서는 상대방 입장에서 볼 때 진정성이 느껴질만한 제도 개선을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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