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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칙 베스트5, 안 통하면 패배 인정합니다" KGC의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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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KGC인삼공사의 오세근. 연합뉴스안양 KGC인삼공사의 오세근. 연합뉴스
"이거 안 통하면 끝이라고 봅니다"

2021-2022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친 수원 kt에 맞서는 '디펜딩 챔피언' 안양 KGC인삼공사가 4강 플레이오프 첫 쿼터부터 파격적인 모험을 했다.

외국인선수 대릴 먼로를 필두로 함준후, 양희종, 문성곤, 오세근으로 주전 라인업을 구성한 것이다.

가드가 없는 주전 라인업이다. 이번 시즌 KBL 베스트5에 이름을 올린 간판 슈터 전성현의 이름도 빠졌다.

김승기 KGC인삼공사 감독은 "정규리그에서 kt에게 정면승부에서 밀렸고 변칙 작전도 통하지 않았다"며 변칙을 뛰어넘은 '완전 변칙 작전'으로 초반 승부를 걸겠다고 밝혔다.

김승기 감독은 "kt의 허훈과 양홍석이 워낙 잘한다. 경기 초반에 시작부터 기를 살려주지 않기 위한 수비를 들고 나왔다. 모험을 해보고 실패한다면 패배를 인정하려고 한다. 이거 안 통하면 끝이라고 본다"고 했다.

오세근과 먼로는 KGC인삼공사가 자랑하는 더블 포스트다. 양희종과 문성곤은 자타가 공인하는 KBL 최정상급 수비수다. 함준후 역시 허슬 플레이가 돋보이고 수비 공헌도가 좋은 선수다.

kt는 이번 정규리그에서 KGC인삼공사에 4승2패로 앞섰다. 양팀의 여섯 경기 가운데 한자릿수 점수차 승부는 단 한번도 없었다. 특히 kt가 KGC인삼공사를 이길 때는 초반부터 폭발적인 득점력을 선보여 큰 점수차로 이기는 경우가 많았다.

김승기 감독은 kt의 초반 화력을 잡고 가겠다는 것이다. 그는 "양홍석과 허훈에게 초반부터 외곽슛을 많이 얻어맞아 경기가 일찍 끝나버리고는 했다. 그 부분을 잡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드가 없는 변칙 라인업의 가장 큰 어려움은 역시 볼 관리다. 수비 코트에서 공격 코트로 넘어오는 것부터 쉽지 않고 세트오펜스 전개도 여의치 않을 수 있다. 또 변준형과 전성현이 빠진 라인업의 득점력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뚜껑을 열어보니 KGC인삼공사에게는 '트리플더블 머신' 먼로가 있었다.

먼로는 볼 운반부터 세트오펜스의 야전사령관 역할까지 책임졌다. KGC인삼공사의 초반 야투는 모두 먼로의 득점 혹은 어시스트에서 비롯됐다.

KGC인삼공사 포워드들은 신장이 작은 허훈과 정성우를 상대로 포스트업을 적극적으로 시도했다. 이를 통한 직접적인 득점은 없었지만 상대 수비를 흔드는 데에는 도움이 됐다. 함준후와 양희종, 오세근의 3점슛이 연거푸 터지면서 득점 면에서는 kt에 대등하게 맞섰다.

수비에서는 사이즈를 앞세워 kt를 압박하고 외곽슛 시도를 어렵게 만드는 전략이었다. 특히 허훈에게는 과감하게 트랩 수비를 시도했다.

하지만 정규리그를 마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 kt는 에너지가 넘쳤다. 허훈과 양홍석은 상대의 장신 숲을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돌파했다. 또 허훈은 상대의 더블팀 수비 때 당황하지 않고 비어있는 동료를 살려주는 플레이를 잘 펼쳤다.

김승기 감독의 초반 승부수는 1쿼터 첫 6분 동안 진행됐다. 변준형과 전성현이 1쿼터 종료 4분 전 투입되면서 KGC인삼공사는 정상 라인업으로 돌아갔다.

이때까지 스코어는 17-15로 kt가 2점 차로 근소하게 앞섰다. KGC인삼공사가 리드를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상대에게 주도권을 완전히 내주지는 않았다. 흥미로운 모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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