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은 고려 '청양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 및 복장유물'을 국가지정문화재(국보)로 지정 예고했다고 3일 밝혔다.
국보 지정 예고된 '청양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 및 복장유물'(靑陽 長谷寺 金銅藥師如來坐像 및 腹藏遺物)은 고려 후기의 유일한 금동약사불상으로 1963년 보물로 지정됐다.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은 약합(藥盒)을 든 약사여래의 도상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불상이다. 온화하고 자비로운 표정, 비례감이 알맞은 신체, 섬세한 의복의 장식 표현 등 14세기 불상조각의 전형적인 양식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청양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 발원문 전반부. 문화재청 제공 특히 발원문에는 1346년(고려 충목왕 2)이라는 정확한 제작시기가 있어 고려 후기 불상 연구의 기준 연대를 제시해준다. 10m 남짓한 발원문에는 시주자와 발원자 1117명의 이름이 적혀 있다. 이는 고려시대 단일 복장발원문으로는 가장 많은 인명을 담고 있다. 발원문 작자인 승려 백운은 1377년 간행된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인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을 편찬한 백운 경한과 동일한 인물로 추정된다.
조선왕조의 법전 '경국대전'과 정조의 한글편지, 천문도로 만들어진 '신구법천문도 병풍', '안중근의사 유묵' 등 조선~근대기에 이르는 전적 및 회화, 서예작품 등 총 10건은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경국대전 권1-2(삼성출판박물관 소장) 문화재청 제공 조선왕조의 기틀을 담은 법전인 '경국대전'(經國大典)은 총 3종이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경국대전 권1~2'(삼성출판박물관 소장), '경국대전 권1~3'(국립중앙도서관 소장), '경국대전 권4~6'(수원화성박물관 소장)이 그것이다. 이번 예고 대상은 현존하는 경국대전 판본 중 인쇄 시기가 앞서고 내용·서지학적으로 완성도가 가장 높은 자료다.
문화재청은 "'경국대전' 3종의 지정 예고를 계기로 '신묘대전'(辛卯大典)의 또 다른 실체가 확인됨으로써 조선 법제사 연구의 획기적인 자료로 평가되는 한편 '을사대전'의 완질을 이룰 수 있는 자료가 확인돼 향후 관련 연구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구법천문도 병풍'(新舊法天文圖 屛風)은 비단에 채색으로 그려 8폭 병풍으로 제작한 별자리 그림이다. 전통적으로 동양에서 그려진 천문도(구법천문도)와 서양에서부터 도입된 천문도(신법천문도)를 좌우로 배치해 구성했다. 제작시기는 19세기 후반으로 추정된다.
정조어필 한글편지첩(원손시절 편지) 문화재청 제공 정조어필 한글편지첩(재위시절 편지) 문화재청 제공 '정조어필 한글편지첩'(正祖御筆 한글簡札帖)은 정조(正祖·1752~1800)가 원손시절부터 세손시절(1759년), 재위시절(1776~1800)에 걸쳐 외숙모 여흥민씨에게 한글로 쓴 편지 14통을 모은 편지첩이다. 원손시절에 쓴 편지와 예찰(睿札·왕세자 시절 쓴 편지), 어찰(御札·보위에 오른 후 쓴 편지)에 이르는 글씨 등 시기를 달리해 50여 년에 이르는 정조의 한글서체 변화과정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안중근 의사 유묵은 5점이 포함됐다. 이들 유묵은 안중근 의사(安重根義士·1879~1910)가 중국 여순감옥에서 순국하기 전인 1910년 3월에 쓴 것이다. 화면 왼쪽 아래 "경술삼월 여순감옥에서 대한국인 안중근이 쓰다"(庚戌三月 於旅順獄中 大韓國人 安重根 書)라는 문구와 안 의사의 손도장이 있다.
안중근의사 유묵-세심대. 문화재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