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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귀비 씨앗 본 적 있어?…'재밌는' 톰 프리드먼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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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프리드먼 개인전 '많은 것을 동시에'

한남동 리만머핀에서 5월 12일부터 6월 25일까지

크롬으로 도금한 인체 조각 '무제'(2021). 크롬으로 도금한 인체 조각 '무제'(2021). 미국 출신 개념미술가 톰 프리드먼(57)의 한국 첫 개인전 '많은 것을 동시에'가 오는 12일 서울 한남동 리만머핀 서울에서 개막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각, 회화, 드로잉, 영상, 설치작품 등 12점을 소개한다. 2점을 제외하면 모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제작한 신작이다.

톰 프리드먼은 30년간 섬세하고 노동집약적인 작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작품에 쓰일 재료를 선택하고 변화시키는 과정, 그것이 만들어내는 형태와 방식에 주목한다. 전시에 소개된 작품 역시 스티로폼, 호일, 플라스틱, 철사, 종이, 점토 등 일상적인 사물을 독창적으로 사용했다.

이날 전시장에서 만난 톰 프리드먼은 자신의 전시 관람을 "알약을 삼키는 경험"으로 비유했다. "동일한 성분·형태를 띄고 있어도 알약은 누가 복용하느냐에 따라 생리학적으로 보이는 반응이 다르죠. 제 작품을 감상하면서 얻는 경험도 이와 비슷한 맥락입니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크롬으로 도금한 인체 조각 '무제'(2021)가 관람객을 반긴다. 마치 "어서 와"라고 환영 인사를 건네는 듯한 이 작품은 작가가 부모님 집을 방문할 때 아버지가 보여줬던 제스처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톰 프리드먼은 "작품의 높이는 147㎝ 정도다. 관람객이 작품과 쉽게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실제 사람의 신장보다 작게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양귀비 씨앗 형상의 'Poppyseed'(2022) 양귀비 씨앗 형상의 'Poppyseed'(2022)작가는 실물보다 확대·축소해서 관람객의 선입견을 깨는 작업에 흥미를 느낀다. 양귀비 씨앗 형상의 'Poppyseed'(2022)는 실제 크기를 4천만배 확대했다. 톰 프리드먼은 "고배율로 확대해보니 씨앗 표면에 육각형의 벌집 무늬가 끊임없이 나열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조각의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 씨앗에 대한 관람객의 인식은 검은 점에서 프리드먼 조각의 축소판으로 바뀌는 것이다.

'Hole in the wall'(2022)은 전시장 벽에 구멍을 뚫고 드릴 작업 과정에서 나온 가루를 바닥에 그대로 방치했다. 'Hole in the wall'(2022)은 전시장 벽에 구멍을 뚫고 드릴 작업 과정에서 나온 가루를 바닥에 그대로 방치했다. 그의 작품은 연작소설 같다. 독립적으로 보이지만 알고 보면 서로 연결되어 있다. 'Hole in the wall'(2022)은 전시장 벽에 구멍을 뚫고 드릴 작업 과정에서 나온 가루를 바닥에 그대로 방치했다. 이 자체도 흥미롭지만 폐품으로 제작한 사람 형상 작품 'Being'(2021)의 얼굴 부위에 뚫린 구멍과 비교해보면 더 재밌다.

'Family'(2022)'Family'(2022)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하나된 마음을 상징하는 작품 'Family'(2022)도 눈 여겨볼 만하다. 톰 프리드먼은 "사랑하는 사람과 만날 수 없는 상황이 모티프가 됐다. 어깨동무한 모습을 형상화해 어려운 시기를 거치면서 한마음이 되는 것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크롬 도금한 두 인간 형상이 느리게 춤추며 어우러진 'Hazmat Love'(2017) 역시 위험한 상황에서 나눌 수 있는 사랑을 나타냈다.

쿠사마 야오이 '호박'과 앙리 마티스 '자화상'에서 모티프를 따온 3D 드로잉 'Spacetime'(2019~2022), 빔프로젝트를 쏴 손이 벽을 뚫고 나오는 것처럼 제작한 'Wall'(2017)도 재밌다. 전시는 6월 2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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