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저호 항해 45년…'셧다운' 가도 '미션중'[코스모스토리]

인류가 외계문명을 찾는 노력도 어느덧 100년을 향해 달려나가고 있는 지금, 우주 탐사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단어가 있습니다. 영원히 우주를 여행할 위대한 항해자, 바로 '보이저호' 입니다.
약 45년전 1·2호가 발사된 뒤 태양계를 벗어나 성간우주를 여행하면서 언젠가 만날지 모르는 외계문명과 접촉하고 지구문명을 알린다는 사명의 대명사가 된 이름. 오늘도 우주를 항해하는 그 이름은 잊을만하면 다시금 생각나는 고독한 여행자이기도 합니다.

보이저호는 2호가 1호보다 먼저 발사됐다?

픽사베이 제공픽사베이 제공
1977년, 태양계에는 매우 드문 우주천체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바로 약 170년 만에 나타나는 '행성 정렬' 현상인데요.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이 일직선상에 놓이는 우주쇼가 펼쳐졌습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이 시기가 행성탐사를 위한 탐사선을 발사하기에 매우 좋은 시기라고 판단했죠.
행성 정렬 현상이 '좋은 시기'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행성과 행성 사이가 가까워져 최단거리 항로를 통해 빠르게 도달 할 수 있죠. 이에 더해 행성과 행성을 지나가면서 스윙 바이(Swing by) 항법을 사용하기 용이합니다.
스윙 바이는 우주공간에서 한 방향으로 등속 운동을 하는 인공 위성이 행성의 주위를 지나가면서 행성의 중력을 이용해 가속과 항로수정을 하는 우주항해법입니다. 추진체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가속할 수 있어 우주 항해시 탐사 거리를 비약적으로 넓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일반적인 우주항해로는 해왕성까지 약 30년이나 걸리지만 스윙 바이를 이용하면 약 12년 만에 도달할 수 있죠.
나사는 매리너 계획(Mariner program)의 후속으로 준비중이던 보이저 1호와 2호를 이 시기에 맞게 발사했습니다. 매리너 계획은 지구와 가까운 태양계 행성들을 연구하기 위해 우주 탐사선을 보내는 미션으로 1962년~1973년 사이 10개의 탐사선을 화성, 금성, 수성에 발사해 탐사작업을 벌였습니다.
보이저호는 당초 목성과 토성 관측을 위해 매리너 11호, 12호로 명명해 준비했었는데요. 도중에 매리너 계획이 취소됨에 따라 보이저 1호, 2호로 탐사계획이 수정돼 진행됐습니다.
보이저호의 발사장면. 왼쪽이 늦게 발사된 보이저 1호 입니다. 나사 제공보이저호의 발사장면. 왼쪽이 늦게 발사된 보이저 1호 입니다. 나사 제공
두 탐사선은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1977년 8월 20일 보이저 2호가, 1977년 9월 5일 보이저 1호가 각각 발사됐습니다. 그런데 발사시기가 조금 이상합니다. 보이저 1호는 왜 2호보다 늦게 발사됐을까요.
그 이유는 탐사 궤도와 관측지 도달 순서 때문이었습니다. 보이저 1호는 목성과 토성을, 2호는 목성, 토성, 천왕성 그리고 해왕성을 탐사하는 궤도로 발사됐는데요. 빠른 경로로 목성에 도달하기 위해서 1호가 나중에 발사됐습니다.
행성정렬 현상을 이용해 다수의 행성관측을 위한 시간과 목성, 토성에 빨리 도달하기 위한 시간이 달랐던 것 입니다. 보이저 1호는 애초 명왕성도 탐사할 예정이었으나 탐사 중간에 토성의 위성 타이탄을 탐사하기로 결정되면서 명왕성 탐사는 탈락하게 됐습니다.
보이저 1·2호의 탐사경로 안내도. 나사 제공보이저 1·2호의 탐사경로 안내도. 나사 제공
그렇다면 왜 나중에 발사된 기체가 1호로 명명됐을까요? 그 이유는 지구에서 발사되는 순서가 아닌 목성에 훨씬 더 빠르게 도착하는 예정일, 또 태양계를 먼저 벗어나 지구에서 바라볼 때 가장 멀리 날아가는 탐사선에 1호를 붙였기 때문입니다.

항해하는 연구실 보이저호

보이저호에 탑재된 장치 안내도. 나사 제공보이저호에 탑재된 장치 안내도. 나사 제공
보이저호에는 당대 첨단 과학이 집약된 연구실로 불릴 정도로 촘촘하게 다양한 장비가 탑재됐습니다.
△천체 사진을 촬영하기 위한 광각/협각 카메라 2개로 구성된 화상 과학 시스템(Imaging Science System, ISS)
△행성과 위성의 질량, 중력, 밀도 등을 측정하기 위한 전파 장비(Radio Science System, RSS)
△행성과 위성의 에너지 균형 상태, 수직 방향 대기권 온도 분포
△대기권 성분을 조사하는 데 사용되는 적외선 간섭 분광기(Infrared Interferometer Spectrometer, IRIS)
△행성 대기권 성질과 복사열을 측정하는 자외선 분광기(Ultraviolet Spectromete, UVS)
△행성간 및 성간 자기장 조사에 사용되는 삼축 포화 철심형 자력계(Triaxial Fluxgate Magnetometer, MAG)
△플라스마 이온 및 전자를 탐지하기 위한 플라즈마 분광기(Plasma Spectrometer, PLS)
△이온 및 전자들의 에너지 유속 차이를 측정하기 위한 저 에너지 하전 입자 장비(Low Energy Charged Particle Instrument, LECP)
△행성간 매질에서의 우주선 움직임, 우주 입자 연구를 위한 우주 광선 시스템(Cosmic Ray System, CRS)
△행성 방출 전파를 탐지하기 위한 행성 전파 조사기기(Planetary Radio Astronomy Investigation, PRA)
△가스형 행성의 표면 분석을 위한 망원 사진 평광계(Photopolarimeter System, PPS)
△행성 입자의 상호작용과 밀도를 측정하기 위한 플라즈마 파동 시스템(Plasma Wave System, PWS) 등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과학장비가 장착됐습니다.
지상으로부터 명령을 받고 문제를 검출하는 컴퓨터 명령 시스템(CCS), 카메라를 비롯한 과학 장비들을 제어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비행 데이터 시스템(FDS), 탐사선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자세 제어 시스템(AACS) 총 세 종류의 컴퓨터가 2대씩 실려 있고 총 중량 773Kg로 설계됐습니다.
특히 보이저호의 발사당시 지구에서는 필름카메라를 주로 사용했고 전자동으로 필름을 되감는 시스템이 첨단 카메라로 인식되는 시절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시절에 보이저호에는 디지털 카메라가 탑재됐던 것이죠. 얼마나 하이레벨의 초첨단 장비들이 집약됐는지 짐작하게 합니다.
보이저호의 특징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현대 인공위성에는 필수적으로 장착되는 태양열 발전장치가 빠져있다는 점도 눈에 띄는데요.
이것은 보이저호가 태양계만 관측하는 것이 아닌 성간 우주 탐사를 위해 설계된 만큼 태양계서 아주 멀리 탐사가 진행될 경우 태양광 발전은 사용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대신 플루토늄을 이용한 방사성 동위원소 열전 발전기(RTG)를 탑재해 기기의 구동에 필요한 전력을 보급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원자력 전지가 오랜시간 구동된다고 해도 플루토늄의 반감기가 존재하는 만큼 성능은 조금씩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연간 약 4와트씩 에너지가 감소해 약 2025년이면 에너지 고갈로 임무를 마칠 예정입니다.
이에 나사는 효율적인 기기운용으로 임무 기간을 늘리기 위해 보이저호의 기능을 하나둘씩 끄면서 운영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약 2030년이면 고갈될 것으로 보입니다.

태양권을 벗어난 보이저호, 예상못한 난관에 봉착했다?

지난 2018년 12월 10일(현지시간) 나사가 공개한 보이저 1·2호의 위치, 모두 태양권계면(Heliosphere)을 벗어났습니다. 나사 제공지난 2018년 12월 10일(현지시간) 나사가 공개한 보이저 1·2호의 위치, 모두 태양권계면(Heliosphere)을 벗어났습니다. 나사 제공
45년 동안 우주 탐사를 진행중인 보이저 1호와 2호는 지금 어디쯤 있을까요. 나사는 1977년 지상에서 발사한 날부터 지금까지 보이저호의 위치를 정기적으로 수신하고 있는데요. 이 덕분에 보이저 1, 2호의 전반적인 상황을 알 수 있습니다.
먼저 발사된 보이저 2호는 2018년 12월 18일 태양권을 벗어나 지구에서 약 195억㎞ 떨어진 곳에서 시속 5만 5천㎞로 항해중입니다. 보이저 1호는 2012년 8월 25일 태양권을 벗어나 약 234억 8천만㎞ 밖에서 시속 6만 천㎞로 성간우주를 항해하고 있습니다.
태양은 핵융합을 하면서 간혹 우주공간으로 항성풍을 날리고 있는데요. 이 현상으로 인해 우리은하 속 성간 물질들이 밀려나 둥글게 거품처럼 동그란 원 모양의 경계면이 발생하는데 이를 태양권이라고 합니다.
또한 태양은 한자리에서 정지하고 있는 게 아닌 한쪽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는데 항성풍으로 태양권에서 밀려난 입자들과 외부 성간 물질로 가득한 부분이 혜성의 먼지 모습처럼 움직이는 방향쪽에는 좁게 지나온 방향으로는 길게 구성되는데 이 곳의 경계를 태양권계면 이라고 합니다.
천문학자들은 두 보이저호가 태양권을 통과하는 순간을 '태양계서 벗어난 순간'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보이저호는 태양권을 벗어나면서 성간 물질과 우주방사선에 노출돼, 우리가 알지 못하는 문제에 직면했는데요. 탐사선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자세 제어 시스템(AACS)에 알 수 없는 오차가 발생해 지구를 향하는 안테나의 방향이 틀어졌고요. 지구에서 수신되는 시그널의 세기도 약해졌습니다.
이를 통해 앞으로는 다른 장비들도 조금씩 손상을 입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거론됐습니다. 내부 전지가 고갈돼 정지할지 먼저 고장나 정지할지 알 수 없는 가운데 천문학자들은 2025년쯤 보이저의 전력이 모두 고갈돼 교신이 끊어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보이저호에 탑재된 골든디스크. 나사 제공보이저호에 탑재된 골든디스크. 나사 제공
전력이 소모된다면 보이저호는 우주쓰레기가 되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과학장비의 운용은 불가능하지만 등속으로 우주를 항해중인 보이저 1호는 하루에 약 147만km씩, 2호는 약 133만km씩 계속 항해하며 머나먼 우주를 향해 계속 나아가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점을 이용해 보이저호에는 다른 탐사선과는 차별화된 특별한 임무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골든레코드'인데요.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아이디어로 탑재된 이 디스크는 보이저호가 임무도중 또는 임무가 종료된 이후 외계문명과 접촉했을때 그들에게 지구 문명에 대한 정보를 전하기 위해 장착됐습니다. 골든레코드 안에는 지구의 다양한 소리와 인류를 소개하는 정보가 담겨 있습니다.

보이저호의 놀라운 업적

보이저 1호가 촬영한 목성의 대적반 근접 촬영 이미지. 나사 제공보이저 1호가 촬영한 목성의 대적반 근접 촬영 이미지. 나사 제공
보이저호는 발사 1년 5개월 만에 목성에 도달해 수백 장의 사진을 촬영해 실제 목성의 이미지를 지구에 전송했습니다. 특히 목성의 대적반을 근접촬영해 모두를 놀라게 했죠.
보이저 2호가 촬영한 토성 이미지. 오른쪽은 토성을 지나는 보이저 2호 상상도. 나사 제공보이저 2호가 촬영한 토성 이미지. 오른쪽은 토성을 지나는 보이저 2호 상상도. 나사 제공
보이저 1·2호는 모두 토성에 근접해 인류에게 실제의 모습이 어떠한지 보여줬습니다. 특히 보이저 2호는 토성 중심 기준 16만km까지 근접해 촬영해 인류가 쏘아올린 탐사선 중 가장 가깝게 다가간 기체이기도 하죠. 토성의 지름이 약 12만km인 것을 감안하면 얼마만큼 근접했는지 실감하게 합니다.
보이저 2호가 촬영한 천왕성의 모습. 왼쪽이 실제 컬러의 이미지고 오른쪽은 협각 카메라로 담은 적외선 이미지. 나사 제공보이저 2호가 촬영한 천왕성의 모습. 왼쪽이 실제 컬러의 이미지고 오른쪽은 협각 카메라로 담은 적외선 이미지. 나사 제공
보이저 2호가 촬영한 해왕성의 모습(왼쪽), 오른쪽은 해왕성에 근접해 촬영한 이미지. 나사 제공보이저 2호가 촬영한 해왕성의 모습(왼쪽), 오른쪽은 해왕성에 근접해 촬영한 이미지. 나사 제공
보이저 2호는 1호와 다르게 천왕성과 해왕성까지 탐사하며 인류에게 실측 이미지를 전송했습니다. 천왕성은 크림 볼처럼 회색빛 공처럼 보였고 해왕성은 파란색 안개가 낀 것처럼 보이는 공처럼 보입니다. 특히 목성의 대적반과 비슷하게 중심부에 회오리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지구에서 가장 멀리서 촬영한 사진 "Pale Blue Dot"

보이저 1호가 60억km 밖에서 지구를 촬영한 'Pale Blue Dot' 이미지. 오른쪽은 현대 기술로 리마스터링한 이미지. 나사 제공보이저 1호가 60억km 밖에서 지구를 촬영한 'Pale Blue Dot' 이미지. 오른쪽은 현대 기술로 리마스터링한 이미지. 나사 제공
보이저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한 칼 세이건은 보이저 1호가 태양계 행성 궤도의 끝부분인 해왕성 궤도에서 항해할 무렵 카메라의 방향을 돌려 지구를 촬영하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우주 속에서 인류의 터전인 지구를 바라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 것이죠.
당시 인류는 아폴로 계획으로 인해 달에서 직접 촬영한 지구 사진과 목성 이내 근 태양 궤도에서 촬영한 사진만 존재했죠. 매우 아름다운 지구의 모습이 잘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진은 우리 지구가 우주에서 얼마나 작은 행성인지를 인식시켜주진 못했죠. 당시 나사는 고민에 휩싸였습니다. 취지는 좋지만 어마어마한 예산을 투입한 프로젝트에 리스크가 발생하는 건 곤란했기 때문입니다.
보이저1호가 지구를 바라본다는 건 카메라의 렌즈를 태양을 향해 돌린다는 것을 의미하고 강력한 태양빛으로 렌즈가 손상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무산될 위기에 봉착한 초장거리 지구 사진 촬영은 당시 나사 국장이었던 리처드 트룰리의 결단에 의해 진행됐습니다.
조심스럽게 카메라의 방향을 돌렸고 1990년 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에 금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과 같이 아주 작은 도트 크기의 지구를 담아냈습니다.
너무 작게 담긴 지구는 흰색 원 안에 표시돼있는데요. 촬영당시 태양빛이 산란돼 이미지에 담겼는데 산란된 광선 중심에 우연히 0.12픽셀에 불과한 지구가 담겨졌습니다.
이때 보이저 1호는 지구에서 약 60억 킬로미터(37억 마일) 거리에 있었는데 나사는 이 사진 촬영을 마지막으로 보이저 1호의 카메라 장비 전원을 끄게 됩니다.
천문학자 칼 세이건. 연합뉴스천문학자 칼 세이건. 연합뉴스
칼 세이건은 저서 'Pale Blue Dot(창백하고 푸른 점)'에서 이 사진을 바라보고 받은 감동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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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점을 다시 보세요. 저기가 바로 이곳입니다. 저것이 우리의 고향입니다. 저것이 우리입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 우리가 알고 들어보았을 모든 사람들, 존재했던 모든 인류가 저 곳에서 삶을 영위했습니다.

    우리의 모든 즐거움과 고통이, 우리가 확신하는 모든 종교, 이념, 경제 체제가, 모든 사냥꾼과 약탈자가, 모든 영웅과 겁쟁이가, 모든 문명의 창시자와 파괴자가, 모든 왕과 농부가, 사랑에 빠진 모든 젊은 연인들이, 모든 어머니와 아버지가, 희망에 찬 모든 아이가, 모든 발명가와 탐험가가, 모든 도덕적 스승들이, 모든 부패한 정치가가, 모든 인기 연예인들이, 모든 위대한 지도자들이, 모든 성인과 죄인들이 저곳 태양 빛 속에 부유하는 먼지의 티끌 위에서 살았던 것입니다.

    지구는 우주라는 거대한 극장의 아주 작은 무대입니다. 그 모든 장군과 황제들이 아주 잠시 동안 저 점의 일부분을 지배하려 한 탓에 흘렀던 수많은 피의 강들을 생각해 보십시오. 저 점의 한 영역의 주민들이 거의 분간할 수도 없는 다른 영역의 주민들에게 얼마나 많은 잔학 행위를 저지르는지를, 그들이 얼마나 자주 불화를 일으키고, 얼마나 간절히 서로를 죽이고 싶어 하며, 얼마나 열렬히 서로를 증오하는지를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의 만용, 우리의 자만심, 우리가 우주 속의 특별한 존재라는 착각에 대해, 저 희미하게 빛나는 점은 이의를 제기합니다. 우리 행성은 사방을 뒤덮은 어두운 우주 속의 외로운 하나의 알갱이입니다. 이 거대함 속에 묻힌 우리를 우리 자신으로부터 구해 줄 이들이 다른 곳에서 찾아올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아직까지 알려진 바로 지구는 생명을 품은 유일한 행성입니다. 적어도 가까운 미래에 우리 종이 이주할 수 있는 곳은 없습니다. 다른 세계를 방문할 순 있지만, 정착은 아직 불가능합니다. 좋든 싫든, 현재로선 우리가 머물 곳은 지구뿐입니다.

    천문학을 공부하면 겸손해지고 인격이 함양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멀리서 찍힌 이 이미지만큼 인간의 자만이 어리석다는 걸 잘 보여 주는 건 없을 겁니다. 저 사진은 우리가 서로 친절하게 대하고, 우리가 아는 유일한 보금자리인 창백한 푸른 점을 소중히 보존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Look again at that dot. That's here. That's home. That's us.

    On it everyone you love, everyone you know, everyone you ever heard of, every human being who ever was, lived out their lives.

    The aggregate of our joy and suffering, thousands of confident religions, ideologies, and economic doctrines, every hunter and forager, every hero and coward, every creator and destroyer of civilization, every king and peasant, every young couple in love, every mother and father, hopeful child, inventor and explorer, every teacher of morals, every corrupt politician, every "superstar," every "supreme leader," every saint and sinner in the history of our species lived there - on a mote of dust suspended in a sunbeam.

    The Earth is a very small stage in a vast cosmic arena. Think of the rivers of blood spilled by all those generals and emperors so that, in glory and triumph, they could become the momentary masters of a fraction of a dot. Think of the endless cruelties visited by the inhabitants of one corner of this pixel on the scarcely distinguishable inhabitants of some other corner, how frequent their misunderstandings, how eager they are to kill one another, how fervent their hatreds.

    Our posturings, our imagined self-importance, the delusion that we have some privileged position in the Universe, are challenged by this point of pale light. Our planet is a lonely speck in the great enveloping cosmic dark. In our obscurity, in all this vastness, there is no hint that help will come from elsewhere to save us from ourselves.

    The Earth is the only world known so far to harbor life. There is nowhere else, at least in the near future, to which our species could migrate. Visit, yes. Settle, not yet. Like it or not, for the moment the Earth is where we make our stand.

    It has been said that astronomy is a humbling and character-building experience. There is perhaps no better demonstration of the folly of human conceits than this distant image of our tiny world. To me, it underscores our responsibility to deal more kindly with one another, and to preserve and cherish the pale blue dot, the only home we've ever known.

보이저의 향후 경로와 외계항성

태양계를 바라보는 보이저 1호 상상도. 나사 제공태양계를 바라보는 보이저 1호 상상도. 나사 제공
이처럼 성간 우주를 여행하는 보이저호는 최소한의 동작 장비만을 가동시키며 나아가고 있습니다. 보이저 1호는 지구를 기준으로 했을때 태양계 위쪽으로 날아가고 있고 2호는 아래쪽으로 날아가고 있죠.
이에 보이저 1호는 지구의 미국의 캘리포니아·스페인 마드리드(북반구)에서, 2호는 호주 캔버라(남반구)에 위치한 전파 안테나 네트워크인 심우주네트워크(Deep Space Network, DSN)로 희미해진 신호까지 추적하며 수신하고 있습니다.
성간 우주를 여행하며 서서히 망가져가는 보이저 1·2호는 서서히 잠들어갈 겁니다. 하지만 이들의 임무는 앞서 언급했듯이, 성능이 멈춘다고 해도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지속적으로 날아가 태양과 가까운 항성계를 지나가게 되겠죠.
나사에서는 보이저호가 약 300년 후 태양권을 둘러싼 오르트구름 지역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약 1만 6700년후에는 프록시마 센타우리에 도착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약 4만년 정도가 지난다면 보이저 1호는 기린자리 방향으로 17광년 거리 떨어진 글리제 445 항성계를 근접해서 지나갈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들 지역에 외계 문명이 존재한다면 골든레코드와 함께 인류의 소식을 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때 외계 문명인들은 과연 어떤 표정을 지을지, 즐거운 상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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