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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한의 '플럿코 기 살리기'…너무 멀리 본 LG, 눈앞의 키움을 못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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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의 아담 플럿코는 지난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한 달만의 실전 투구였다. 정규시즌 막판 등에 담 증세가 있어 피로 회복 차원에서 한동안 전력에서 이탈했다.

분위기는 좋았다. LG는 1차전에서 포스트시즌 승리 보증수표 케이시 켈리를 앞세웠다. 준플레이오프 5차전 혈투를 치르면서 지칠대로 지친 키움을 압도했다.

5전3승제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80%가 넘었다. 20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의 꿈이 무르익었다.

플럿코는 1회초 1사 후 이용규와 이정후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이후 적시타를 맞지 않았지만 포일 때문에 1점을 내줬다. 그래도 오랜만에 소화한 이닝을 비교적 무난하게 마친 듯 했다.

2회초는 분위기가 달랐다. 선두타자 김태진과 9구 승부를 펼친 끝에 우전안타를 맞았다. 이지영의 희생번트 이후 송성문에게도 좌전안타를 내줬다.  

올 시즌 15승5패 평균자책점 2.39를 기록한 플럿코는 정규리그 때처럼 타자를 압도하는 모습이 아니었다. 그에게는 한 달의 공백이 있었다.

2회초 득점권 기회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용규가 1회에 그랬던 것처럼 플럿코의 초구를 때려 2타점 적시타를 만들었고 점수차는 4점으로 벌어졌다.

타석에 이정후가 들어섰지만 LG 덕아웃에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그 대가는 컸다. 이정후는 우측 방면 적시 2루타를 쳤다. 이어 다음 타자 김혜성도 안타를 쳤다. 김혜성의 재치있는 2루 진루와 LG의 실책이 더해지면서 키움은 2점을 더 뽑았다. 스코어는 6-0이 됐다.

LG 벤치는 그제서야 움직였다. 플럿코의 2차전은 거기서 끝났다.

오랜만에 실전 감각을 조율한 플럿코에게 '다음'이 있었다면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가을야구는 그렇게 뜻대로 풀리지 않는 법이다. 플럿코의 KBO 리그 첫 가을야구도 그날 끝났다.

스포츠에 'IF'는 아무 의미가 없지만, LG가 만약 적어도 이정후의 타석 때 시즌 내내 강한 힘을 발휘했던 불펜을 가동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까.

류지현 감독은 "플럿코를 너무 일찍 내리면 남은 포스트시즌에서 쓰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 플럿코는 에이스였다. 에이스가 나왔을 때 1-2회부터 믿지 못해서 바꿔야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다음에 올라가는 투수들도 벤치가 굉장히 급하구나, 믿음이 떨어지는구나 생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이스를 신뢰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정규리그와 단기전은 다르다. LG는 너무 멀리 봤다. 눈앞의 키움을 보지 못했다. 이정후와 야시엘 푸이그가 이끄는 강한 중심타선을, 안우진을 필두로 한 근성의 마운드를 못 봤다. 키움이 한 경기만 따내면 분위기를 바꿀 저력이 있는 팀이라는 것을 잊었다.

20년 만에 한국시리즈로 가기 위해서는 당장 눈앞에 있는 키움과 대결에 집중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시리즈의 최대 승부처가 된 타이밍에 LG는 '에이스 기살리기'를 선택했다.

대가는 컸다. 플럿코를 무너뜨린 키움은 2차전을 7-6으로 잡았고 홈 어드밴티지를 빼앗은 파죽지세로 LG로 몰아붙였다.

LG는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키움에 1-4로 졌다. 1차전 승리 이후 내리 3연패를 당하면서 어느 때보다 기대가 높았던 2022년의 가을야구가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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