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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안먼 사태 34주년…'그날의 기억' 지우기 나선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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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톈안먼 어머니회 회원 등 희생자 추모하려다 홍콩서 체포
홍콩서 31년간 열리던 추모 집회 2021년부터 원천 봉쇄
중국 본토서는 '톈안먼 사태' 관련 온라인 검색조차 불가
34주년 당일 전세계서 추모 행사 열렸지만 베이징은 잠잠
중국 "인권 빌미로 내정 간섭 반대"…'정치 풍파'로 축소도

연합뉴스연합뉴스
1989년 6월 4일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민주화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한 톈안먼 사태 34주년을 맞아 중국 정부가 그날의 기억과 흔적을 지우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2020년까지 홍콩에서 매년 열리던 추모 집회는 올해도 열리지 못했고, 톈안먼 사태를 추모하려던 사람들은 체포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비롯한 현지매체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톈안먼 시위 희생자 유가족 모임인 '톈안먼 어머니회' 회원 라우카이, 그리고 활동가 콴춘풍을 지난 3일 홍콩 빅토리아 파크 주변에서 체포했다.

당시 '진실'이라는 단어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라우는 "우리는 톈안먼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오후 6시 4분에 단식을 시작할 것"이라고 외쳤고, 콴춘풍도 라우카이와 함께 24시간 동안 단식을 진행할 것이라고 소리쳤다.

빅토리아 파크에서는 톈안먼 사태 이듬해인 지난 1990년부터 2020년까지 31년간 매년 6월 4일 저녁이면 톈안먼 사태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렸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압력으로 홍콩국가보안법이 시행된 이후부터 집회는 열리지 못하고 있다.

홍콩 경찰은 매년 6월 4일 전후로 대규모 인력을 빅토리아 파크 인근에 배치해 집회 개최를 막고 있으며, 여기다 올해는 친중 단체가 이곳에서 쇼핑 축제를 개최한다면서 장소를 미리 선점하고 있어 사실상 집회 개최가 원천 봉쇄된 상황이다.

지난 2020년 6월 4일 홍콩 빅토리아 파크 톈안먼 시위 추모 촛불 집회 당시 모습. 연합뉴스지난 2020년 6월 4일 홍콩 빅토리아 파크 톈안먼 시위 추모 촛불 집회 당시 모습. 연합뉴스
라우카이를 비롯해 행위예술가 산무찬과 찬메이텅 등 소수 인사들이 경찰의 눈을 피해 각자 게릴라 시위를 벌였지만 금새 경찰에 체포됐다. 현재까지 톈안먼 희생자 추모와 관련해 홍콩 경찰에 체포된 이들은 모두 4명이며, 추모 소품을 소지하고 있던 4명도 경찰에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집회 봉쇄와 관련 인사 체포 등 시련에도 불구하고 홍콩에는 그나마 추모 열기라도 남아 있지만 중국 본토에서는 강력한 통제로 인해 34년 전 벌어진 톈안먼 사태 자체가 잊혀져가고 있다. 중국 당국은 톈안먼 사태 추모가 현재의 통치 체제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철저하게 그날의 흔적을 대중의 기억에서 지우고 있는 중이다.

대표적으로 중국의 포털사이트 바이두와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에 '톈안먼 시위', '톈안먼 진압', '6·4 톈안먼' 등 톈안먼 사태와 관련된 표현은 당국의 조치로 인해 모두 검색이 불가능하다. 또, 관련해 지난해 10월 시진핑 국가주석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던 고가도로의 표지판이 최근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지도앱에서 검색조차 되지 않고 있다.

톈안먼 사태의 주역들도 당국에 의해 자취를 감췄다. 대만 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톈안먼 사태를 적극 보도했던 원로 언론인 가오위가 최근 당국에 의해 허난성으로 강제 휴가를 떠나는가 하면, 인권운동가 후자도 최근 허베이성에서 사실상 연금 상태로 휴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에는 '톈안먼 4군자'로 불리며 중국 최초로 노벨 평화상을 받은 인권운동가 류샤오보가 투옥 중 발병한 간암으로 사망했음에도 중국 매체들은 이를 보도하지 않았고, 톈안먼 사태 이후 태어난 세대의 상당수가 류사오보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이런 흔적 지우기의 결과인지 이날 톈안먼 사태를 추모하기 위해 전세계 수십여곳에서 추모 집회와 가두 행진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지만 정작 34년 전 대규모 시위와 유혈 진압이 벌어진 베이징 톈안먼 주변은 돌발적인 1인 시위나 소규모 피켓 시위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연합뉴스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연합뉴스
앞서,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정부가 톈안문 사태 당시 학살 책임을 인정하고 유족에 사과하라는 국제인권단체의 요구에 대해 입장을 질문받자 "일찌감치 정론(定論·사안에 대한 확정된 입장이나 결론)이 나온 일"이라며 "우리는 이런 조직(인권단체)이 인권 문제를 빌미로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에 일관되게 반대해왔다"고 밝혔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 2021년 11월 채택한 제3차 역사결의에서 톈안먼 사태 당시 벌어진 일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 없이  '엄중한 정치 풍파'로만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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