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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패 위기인데 콧노래 흥얼?' 세자르 감독, 女 배구 참사는 남의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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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 국제배구연맹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 국제배구연맹​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이 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전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대표팀은 29일 경기도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2023 VNL 3주차 두 번째 경기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세트 스코어 0 대 3(18-25, 18-25, 16-25) 패배를 당했다. 대회 종료까지 2경기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승리 없이 10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완패였다. 공격 득점(29-48), 블로킹(3-10), 서브(3-5) 등 주요 공격 지표에서 모두 열세였고, 도미니카공화국(12개)보다 5개 많은 17개의 범실로 자멸했다. 셧아웃으로 무릎을 꿇었는데 20점을 돌파한 세트마저 없었다.
 
참담한 결과였지만 세자르 감독의 표정은 오히려 밝았다. 심지어 경기 후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인터뷰실에 들어섰다. 패장의 모습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당당함이 묻어났다. 
 
세자르 감독은 먼저 경기를 총평했는데, 패배에도 선수들을 칭찬했다. 그는 "상대와 명백한 신장 차이가 있었지만 리시브는 굉장히 잘했다고 생각한다"면서 "훈련 때 리시브에 신경쓰자고 했는데, 이번 대회 경기 중 가장 높은 성공률을 보여서 기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패인에 대해서는 변명을 늘어놓을 뿐이었다. 세자르 감독은 "엘리자베스 마르티네스의 부상이 우리를 돕지 못했다"면서 "마르티네스를 향한 목적타를 준비했는데, 대신 투입된 페랄타 루나의 리시브가 좋아서 어려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아쉬워하는 한국 선수들. 연합뉴스아쉬워하는 한국 선수들. 연합뉴스​반면 선수들은 경기 후 패배에 자책하며 고개를 떨궜다. 이다현(21·현대건설)은 "각자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었지만 잘 되지 않아서 경기를 풀어가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고, 정지윤(21·현대건설)은 "터치와 리시브, 수비 등 기술적인 부분으로 신체적 열세를 극복하려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V리그 정상급 세터인 김다인(24·현대건설)은 세계 무대의 높은 벽을 절감했다. 그는 "국제 대회를 치르면서 국내에서 하던 플레이가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면서 "감독님께서 그런 부분을 상기시켜 주시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바로 좋아지긴 어렵겠지만 더 노력하고 있고, 기죽지 않으려 한다"고 당찬 모습을 보였다.
 
대표팀은 지난 27일부터 안방에서 3주차 경기를 치르고 있는데 홈 팬들의 열렬한 응원에도 아직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이에 이다현은 "국내 팬들이 많이 오셨지만, 계속 지는 모습 보여드려서 안타깝고 속상하다"고 팬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세자르 감독은 선수들의 성장에 충분히 만족한 듯 보였다. 그는 "선수들이 익숙하지 않은 국제 대회 수준에서 배구를 하면서 노력하고 있는 데 대해 성장했다고 말하고 싶다"면서 "결과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어린 선수들이 노력하고 있는 점을 높게 사고 싶다"고 흡족해 했다. 
 
대표팀은 경험을 쌓는 곳이 아닌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자리다. 그만큼 선수들은 대표팀의 부진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지만, 세자르 감독에겐 반성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기자 회견을 마친 뒤에도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인터뷰실을 빠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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