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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최은영 소설집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약자의 회복과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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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제공 문학동네 제공 
올해 데뷔 10년을 맞은 최은영 작가의 세 번째 소설집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가 출간됐다.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에 담긴 7편의 중단편은 관계가 시작되는 순간과 부서지는 순간을 포착한다. 그러한 관계의 양상을 사회적 문제와 연관 속에서 헤아리는 것이 이번 소설집의 특징이다.

이전 작품에서 최 작가는 만남과 헤어짐을 거듭하는 인물의 내밀하고 미세한 감정을 투명하게 비추며 지난 시절을 끈질기게 떠올리는 인물을 통해 기억을 마주하는 일이 어떻게 재생과 회복의 과정이 될 수 있는지 살폈다. 이번 소설집에서는 작가의 처음 작품활동에서 품은 마음이 지금의 관점에서 어떻게 이어지는지 보여준다.

관계의 변화 위에 비정규직 문제를 겹쳐놓은 '일 년', 2020년 젊은작가상 수상작으로 정부의 과잉 진압으로 참사가 일어난 장소 용산을 바탕으로 한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교지 편집부 활동을 하며 가까워진 세 인물의 글쓰기를 통해 경험하는 성취와 보람, 한계를 강하게 그려낸 '몫' 역시 관계와 사회, 글쓰기라는 이번 소설집의 키워드를 따라간다.

같은 여성이라는 조건만으로 연대나 화해가 쉽지 않음을 인정하고 여성문제의 복잡성을 살피는 '몫'의 문제의식은 언니의 딸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답신'에서도 이어진다. 대학 시절 여성주의 교지 활동이 최 작가 삶과 글쓰기에 결정적 영향을 준 바탕이 됐다.

후반부에 나란히 배치된 세 편의 소설 '파종' '이모에게'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은 흔히 '정상가족'이라 여겨지는 것과는 다른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다.

최 작가는 책에서 "나의 결핍을 안고서 그것을 너무 미워하지도, 너무 가여워하지도 않고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 슬프면 슬파다는 것을 알고 화가 나면 화가 난다는 것을 할고 사랑하면 사랑한다는 것을 알면서 나를 계속 지펴보는 일. 지금 그런 일을 하는 중"이라고 말한다.

최은영 지음ㅣ문학동네ㅣ3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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