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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사퇴에 파산까지' 위기의 韓 테니스, 회생할 방법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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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경기장 회의실에서 2023년도 제4차 대한테니스협회 이사회가 열렸다. 대한테니스협회3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경기장 회의실에서 2023년도 제4차 대한테니스협회 이사회가 열렸다. 대한테니스협회
또 다시 압류 사태를 겪은 대한테니스협회가 위기를 타개할 해법을 모색했다. 협회장 사퇴와 파산까지 논의된 가운데 최종 결론은 일주일 뒤로 미뤄졌다.

대한테니스협회(회장 정희균)가 3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경기장 2층 회의실에서 2023년도 제4차 이사회를 개최했다. 정 회장과 박용국 전무를 비롯해 총 19명 이사의 성원 보고로 이뤄진 이번 이사회에서는 협회의 각종 소송 진행과 관련한 보고를 진행한 데 이어 미디어윌 압류 및 채권 추심 관련 현안에 대한 안건을 심의했다.

협회는 지난 26대 회장인 주원홍 회장 시절인 2015년 육군사관학교 테니스장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했다. 주 회장의 친동생인 종합 미디어 그룹 미디어월 주원석 회장으로부터 30억 원을 빌려 실내 코트 등을 만들어 테니스의 메카로 삼겠다는 복안이었다. 30억 원에 대한 채무는 미디어윌에 테니스장 운영권을 주는 것으로 갈음

하지만 주 전 회장이 27대 협회장 선거에서 곽용운 전 회장에게 밀리면서 양상이 달라졌다. 곽 전 회장은 그린벨트 지역에 들어선 실내 코트의 불법성 등을 들어 미디어윌과 계약을 파기했다. 이에 미디어윌이 소송을 제기했고, 패소한 협회는 원금 30억 원과 이자까지 60억 원이 넘는 부채가 생겼다. 정 회장이 28대 수장으로 선임된 가운데 협회는 2021년 9월 서울동부지방법원으로부터 컴퓨터와 프린터 및 사무실 비품 등 협회의 유체 동산에 대한 강제 집행을 당하는 등 압류 조치가 이뤄지기도 했다.

이에 협회는 미디어윌과 지난해 4월 부채 협상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원금과 이자 일부인 약 32억 원은 양측이 함께 노력하여 육사 코트의 계약을 복원하고 미디어윌에 운영권을 이관하는 조건으로 면제한다"면서 "나머지 이자 약 30억 원은 현재 상환한 14억5000만 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15억5000만 원은 3년에 걸쳐 분할 상환하도록 한다"는 내용이었다.

지난해 대한테니스협회 정희균 회장(오른쪽)과 미디어윌 주원홍 상임고문이 합의문 조인식에서 사인한 합의문을 들고 기념 촬영한 모습. 협회지난해 대한테니스협회 정희균 회장(오른쪽)과 미디어윌 주원홍 상임고문이 합의문 조인식에서 사인한 합의문을 들고 기념 촬영한 모습. 협회

하지만 육사 테니스장 운영권 이관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다시 압류 사태가 벌어졌다. 서울동부지방법원은 지난 9일 채권자 미디어윌의 채무자 협회에 대한 채권 압류를 결정해 통보했다.

이에 협회가 급히 이사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한 것이다. 이날 이사회는 육사 테니스장 정상화 추진 경과와 1, 2차 추심 현황 및 미디어윌 변제 내역에 대해 상세히 보고를 받고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정 회장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파산 등을 문제 해결 방법으로 제안했다. 비대위 구성안에 대해서는 이사진들의 찬반 의견이 오갔으며 파산에 대해서는 법률적인 절차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날 정 회장은 사퇴 의사까지 밝히기도 했다. 당초 정 회장은 지난 24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미디어윌 채무와 관련해 노력해왔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서 "협회가 파산할 최악의 경우까지 배제할 수 없고, 나 역시 너무 힘들어서 사퇴하고 싶은 지경"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다만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일부 이사들의 의견에 일단 보류한 상황이다.

협회는 미디어윌에 대한 채무와 함께 정 회장의 전횡 의혹으로도 곤혹을 치르고 있다. 정 회장이 취임하면서 만든 한국주니어테니스육성후원회 계좌를 통해 협회 명의의 후원금과 국제 대회 광고 수익 일부를 받아 유용했다는 제보가 나왔고, 승강제 리그 공인구 사용과 관련한 협회의 계약 건에서도 위법과 특혜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정 회장의 강압적인 지시에 사무처장도 3번이나 바뀌고 10명 이상의 직원이 협회를 떠났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황이다. 
 
이에 정 회장은 이사회에서 "협회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실수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이득을 취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앞으로 예정된 대한체육회 감사를 성실히 받고 책임질 것은 책임지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 "지금은 협회가 바로 서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함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이사회 이후 17개 시도협회장과 간담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협회는 일주일 동안 해결 방안에 대한 다방면의 검토를 거친 후 9월 6일(수) 오후 2시 2023년도 제5차 이사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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