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합류. 연합뉴스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16강전을 조기에 확정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천군만마까지 품었다. 뒤늦게 합류한 '에이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가볍게 몸을 풀었고, 16강전부터 총력전을 대기하고 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이끄는 황선홍 감독은 대회 전 이강인의 합류 절차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골머리를 앓았다.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이강인의 대표팀 차출 협조에 뜨뜬미지근한 반응을 보였기 때문. 이강인의 차출 여부에 대한 입장을 전하기로 한 날짜를 지키지 않는 등 비협조적인 태도로 나와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듯했다.
PSG에서는 이강인의 차출 여부에 대해 뒤늦게 답을 했고, 소속팀에서 20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후 이강인을 보내기로 했다. 다행히 이강인은 중국 현지에 21일 도착해 바레인과 조별 리그 E조 3차전부터 뛸 수 있게 됐다.
이에 황 감독은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대회에 나설 수 있었다. 선수들 역시 이강인 합류 전까지 버티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런데 대표팀은 이강인 없이도 강한 전력을 뽐냈다. 조별 리그 첫 2경기에서 모두 완승을 거둬 16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했다. 쿠웨이트와 1차전에서는 9 대 0 대승을 거뒀고, 2차전에서도 태국을 4 대 0으로 제압했다. 2경기에서 무려 13골을 터뜨리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강인 드리블. 연합뉴스16강전까지 여유가 생긴 덕분에 이강인이 가볍게 몸을 풀 수 있는 시간을 확보했다. 이에 이강인은 바레인과 3차전에 선발 출전해 현지 적응에 나섰다.
황 감독은 이강인을 전반 36분 만에 고영준(포항)과 교체하며 벤치로 불러들였다. 팬들은 그토록 기다리던 이강인의 플레이를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황 감독은 이강인의 몸 상태를 충분히 확인했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이강인이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기엔 36분이면 충분했다. 경기 초반부터 상대 파울을 연거푸 유도했고, 날카로운 패스로 위협적인 장면도 수 차례 만들었다. 전반 25분에는 왼쪽 측면으로 침투하는 정우영(슈투트가르트)를 향한 결정적인 패스를 전달했고, 35분에는 정우영의 머리에 정확한 크로스를 배달했다.
이강인이 교체된 뒤 한국은 후반 들어 3골을 몰아쳤다. 후반 16분 이한범(미트윌란)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29분 송민규(전북), 39분 고영준이 연달아 골을 터뜨려 3 대 0 승리를 거뒀다. 조별 리그를 3경기 전승으로 마치고 16강으로 향했다.
한국은 오는 27일 같은 장소에서 키르기스스탄과 16강전을 치른다. 이미 막강한 공격을 뽐내고 있지만, 이날 가볍게 몸을 푼 이강인이 현지 적응을 마친다면 전력은 한층 더 두터워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