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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낭만에 냉소를 던진다…은희경 장편·소설집 개정판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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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첫 소설집 '타인에게 말 걸기'

문학동네 제공 문학동네 제공 

장편소설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1998년 출간된 뒤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은희경 장편소설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와 그의 첫 소설집 '타인에게 말 걸기'가 27년 만에 개정판으로 새롭게 출간된다.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는 낭만과 감성을 걷어내고 사랑의 본질에 대한 통찰을 담아낸 은희경식 '낭만 없는' 연애소설의 시작점으로 평가 받는다.  

그의 첫 장편소설 '새의 선물' 주인공 진희가 10대 시절의 냉소적이고 날카로웠던 모습이었다면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의 진희는 여전히 삶이 자신에게 호의를 베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으로 살아가는 30대로 그려진다.

작가는 최근 독자들과의 만남 자리에서 "일상 속 무엇에서 어떤 얘기를 포착하느냐가 소설 짓는 감각이다. 지금 세상을 살면 자꾸 내 생활도 업데이트해서 새로운 생각을 해야 한다"며 "제가 냉소와 독설의 작가, 동시대적 그리고 현재적 작가라고 불리는 이유"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얼마 전 12년 만에 신작 산문 '또 못 버린 물건들'을 펴내며 그와 함께한 시간, 삶의 궤적이 담겨 있어 쉽게 버릴 수 없는 물건들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한 바 있다.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역시 '낭만적 사랑'이라는 환상에 대해 염증을 느끼는 이들이 있기에 '이 책이 오랫 동안 사랑 받을 수 있었던 것 아닐까.

은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개정판을 내기 위해 소설을 다시 읽으며 나는 계속 생각했다. 우리는 그때에 비해 얼마나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걸까. 사랑의 미혹과 욕망, 그리고 사회적 편견과 시스템, 두 종류의 틀 속에서 여전히 마지막 춤을 혼자서 추고 있는 건 아닐까"라며, 여전히 지고지순한 일방행을 꿈꾸지만 현실은 그 사랑과 욕망을 뒤집는 '순정의 역학'이 반복되고 있다고 꼬집는다.

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 개정판 | 440쪽


문학동네 제공 문학동네 제공 

 소설집 '타인에게 말 걸기'


은희경 작가의 초기작이 담긴 첫 소설집 '타인에게 말 걸기'가 27년 만에 새단장을 통해 출간됐다.

은 작가 스스로 "이 소설들을 거쳐서 나의 다음 소설이 쓰였으며 이 책 안에 들어 있는, 우리가 타인이라는 존재에게 말을 거는 데 서툴거나 폭력적이지 않는냐는 나의 질문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며 여전히 은희경의 작품들이 살아서 우리 삶 옆에서 함께 나아가고 있다고 자평한다.

등단작 '이중주'를 비롯해 총 9편의 중단편이 실렸다. 개정판에서 작가는 그간 바뀐 시대상과 사회의식을 예민하게 반영해 작품을 전체적으로 손보고 그 아래 깔린 여전히 생생하고 날카로운 이야기를 다시금 꺼내보는 데 집중했다.

소통이 요원해 보이는 현대사회 속 사랑과 낭만이라는 꿈에서 깨어난 여성들의 자리를 돌아보는 작품들로 이루어진 '타인에게 말 걸리'는 쓰인 지 3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오늘날에도 은 작가의 냉소와 선득함이 살아 있다.

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 개정판 | 4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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