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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도서관 대출 1위 뒤집혔다…'교양·문학'→'전공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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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중앙도서관 관정관. 연합뉴스 서울대 중앙도서관 관정관. 연합뉴스 2023년 한 해 동안 서울대 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대출한 도서 1위는 자연계열 필수 교양수업 교재인 '미적분학 v.1'(김홍종 2023)이 차지했다.

인문 교양서, 문학학 등 비전공 서적을 제치고 전공 서적이 서울대 도서관 대출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일 서울대 중앙도서관이 2023년 1월1일부터 28일까지 집계한 '많이 빌려본 책 목록' 통계에 따르면 '미적분학 v.1'은 대출 횟수 94회로 1위에 올랐다. 한강의 연작소설 '채식주의자'(2007)가 대출 횟수 91회로 2위를 차지했다.

'채식주의자'는 2016년 영국의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2018년에도 스페인 산클레멘테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공쿠르상, 르노도상, 페미나상과 함께 프랑스의 4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수상(수상작 '작별하지 않는다')하며 작가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원전으로 꼽힌다.

문화적 억압과 사회적 폭력에 맞서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의 비판적 시각이 도드라진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 외에도 대출 횟수 톱10에는 '음악의 원리'(전상직·82회) '일반통계학'(임우철·81회) '임파워먼트 실천 매뉴얼'(박원우·75회) 등 전공 서적이 각각 4·5·7위를 차지해 주목을 끌었다.

전년도 1위에 올랐던 장편소설 '불편한 편의점'(김호연)은 대출횟수 83회에서 80회로 줄어 6위에 머물렀다. 반면 '미적분학 v.1'은 총 94회 대출되며 1위를 차지했다. 보유 도서가 5권 밖에 없는 상황을 보면 1년 내내 '대출 중'이었던 셈이다.

이 책은 자연계열 신입생이 수강하는 '미적분학' 과목의 교과서이자 이공계열에 관심이 있는 자유전공 학부생이나 복수전공 희망자에게는 필수 과목인 '수학 1·2'의 주 교재라는 점에서 최근 서울대생들에게서 이공계열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대 도서관의 대출 건수는 총 28만 7106회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72%에 그쳤다. 이 여파로 줄곧 상위권이었던 인문 사회과학 서적과 소설을 찾는 이용자가 줄면서 전공서 대출이 상대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톱10에서도 룰루 밀러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88회)가 3위,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의 '공정하다는 착각 : 능력주의는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제공하는가'(73회)가 8위에 올랐다. 샌델의 책 '공정하다는 착각'과 '정의란 무엇인가'는 지난 3년 동안 1위에 오른 바 있다.

이어 로봇·인공지능·컴퓨터공학 등 전문 연구자인 저자들의 경험을 담은 '대학원생 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72회) 9위, 베스트 셀러 작가인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 미래의 역사'(70회)가 10위로 인문 교양 서적이 여전히 우세했다. 하지만 인문·교양서 4권, 소설 6권이었던 전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다만 전체 대출 현황에서는 인문 교양 등 사회과학 도서와 문학의 비중이 높았다.

주제별 대출 현황에 따르면 교수·대학원생·학부생·교직원·기타 합산 기준 사회과학 도서가 7만335회로 가장 많았다. 이어 문학이 5만7699회로 뒤를 이었고 예술(3만1475회), 철학(2만6517회), 응용과학(2만3959회), 역사(2만2583회), 자연과학(2만810회), 기타(9977회)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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