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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련의 '햄릿' 드디어 국립극단 무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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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햄릿'

서울 명동예술극장서 7월 5일부터 29일까지

국립극단 제공 국립극단 제공 이봉련의 '햄릿'이 마침내 무대에 오른다. 국립극단은 7월 5일부터 29일까지 '햄릿'을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2019년 '국립극단에서 가장 보고 싶은 연극' 설문에서 관객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이듬해 2020년 국립극단 70주년 기념 라인업으로 편성돼 제작까지 마쳤으나 코로나19 확산세로 끝내 관객을 만나지 못했던 작품이다.

국립극단 온라인 극장에서 공개됐던 '햄릿'은 단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극의 전개와 압도적인 미장센, 광기로 치부할 만큼 파격적인 연기로 호평받으며 관객의 재공연 요청을 받아왔다. 화면을 넘어 드디어 관객 앞에 서는 '햄릿'은 17세기 원작이 쓰인 당시 사회 관습과 통념을 완전히 벗어내고 현대적인 얼굴로 분했다.

1601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가장 먼저 집필된 '햄릿'은 작가의 비극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고 대중적이라고 평가받는 작품이다. 국립극단은 앞서 2001년과 2007년에 '햄릿' 프로덕션을 진행한 바 있다.

연출가 부새롬과 각색가 정진새는 원작이 가진 위상과 가치에 도발적인 문제 제기를 발단으로 새로운 시대를 반영한 '햄릿'을 탄생시켰다.

원작이 따르는 기독교적 세계관과 고대 서양의 원전을 출처로 하는 말들, 중세 유럽 왕국에서 나올 법한 예법과 시적인 대사는 대거 수정됐다. 당시 사회 통념에서 비롯된 여성을 향한 차별과 혐오적 요소도 현대 관객에게 공감을 얻지 못한다고 판단해 들어냈다.

'햄릿'의 성별 변화 역시 흥미롭다. 원작이 탄생한 당시 당연히 남성이었던 왕위 계승자 햄릿은 여성으로 바뀌었다. 성별은 변했지만 햄릿 공주는 여전히 왕위 계승자이자 검투에 능한 해군 장교 출신이다. 햄릿의 상대역인 '오필리어'는 남성으로 바뀌었고 '길덴스턴', '호레이쇼', '마셀러스' 등 햄릿 측근 인물들에도 적절히 여성을 배치했다.

작품은 선과 악의 구분지도 제거했다. 햄릿의 대척점에 서 있는 '클로디어스'를 포함해 작중 인물들이 행하는 선택과 결단을 완전히 옹호하거나 비판할 수 없도록 각 인물의 행동마다 적절한 정당성을 부여했다.

부새롬 연출은 "인간이 살면서 완벽하게 옳을 수만은 없고 서로 간의 명분과 옳음이 달라서 부딪히게 되는 것"이라며 "그 누구도 완벽하게 악인일 수 없고 선인일 수 없다는 지점이 작품을 더욱 암투적이고 재밌게 만드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여성 햄릿을 내세운 데 대해 부 연출은 "햄릿이 여성이어도 남성과 다를 바 없이 왕권을 갖고 싶고, 복수하고 싶고, 남성과 같은 이유들로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성별을 넘어 단지 한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모습에 집중하는 것이 작품의 본질을 보여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 이봉련이 '햄릿' 공주를 맡아 복수의 칼을 겨눈다. 135분에 달하는 공연 시간 동안 은밀하고도 광기 어린 연기로 감정을 쏟아붓는 그의 연기는 익숙하면서도 완벽히 새로운 '햄릿'의 탄생을 알린다. 이봉련은 '햄릿'으로 2021년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문 연기상을 받았다.

햄릿의 숙부 '클로디어스'는 김수현, '폴로니어스'는 김용준, 왕비 '거트루드' 역은 성여진이 맡았다.

7월 19일부터 21일까지는 한국수어통역과 음성해설, 한글자막, 이동지원 등을 지원하는 접근성 회차를 운영한다. 7월 14일 공연 종료 후에는 정진새 각색가, 부새롬 연출가, 박상봉 무대디자이너, 이봉련 배우가 참석하는 예술가와의 대화가 예정되어 있다.국립극단 제공 국립극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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