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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터뷰]'벚꽃동산' 전도연 "관객 눈 마주칠 용기 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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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벚꽃동산'

LG아트센터 서울서 7월 7일까지

배우 전도연. LG아트센터 서울 제공 배우 전도연. LG아트센터 서울 제공 전도연(51)은 지난 4일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개막한 연극 '벚꽃동산'(연출 사이먼 스톤)에 출연하고 있다. 1997년 '리타 길들이기' 이후 27년 만의 연극 무대 복귀인 만큼 그의 출연은 공연 전부터 지대한 관심을 모았다.

전도연은 지난 11일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전도연 연기 잘 하는 건 모두 아는 사실이잖나. 뽐내고 싶어 연기하는 건 아니고 '내가 이 작품을 얼마나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며 "연극은 실수했다고 무대를 끊지 않는다. 저를 무대에 온전히 내던져야 하는 만큼 스스로 받아들일 용기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전도연은 원 캐스트로 30회(7월 7일 폐막) 무대에 선다. "첫 공연날 무대에 오르기 전에는 긴장감과 두려움이 극심했어요. '연극을 안 했으면 이 시간에 집에 누워 넷플릭스 봤을 텐데 내 발등 찍었구나' 싶었죠. 막상 무대에 올랐을 땐 '잘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동료들의 격려 속에 제가 해야 할 것을 했어요."

지난 10일까지 총 7차례 공연을 마쳤다. 무대에서 알게 모르게 실수를 했지만 그렇다고 실수를 두려워하지는 않았다. 전도연은 "사이먼 스톤 연출이 '실수해라, 계속 상대 배우를 불안하고 불편하게 하라'고 주문했다. 배우들이 실수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새로움이 연출 의도 중 하나다. 배우들이 실수가 주는 새로움을 느끼고 즐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우 전도연. LG아트센터 서울 제공 배우 전도연. LG아트센터 서울 제공 '벚꽃동산'은 안톤 체호프의 희곡을 2024년 한국의 이야기로 재해석했다.

전도연은 "'벚꽃동산' 출연 제의를 받고 원작을 읽었는데 재미없었다. 거절하려던 찰나, 스톤이 연출한 '메디아' 공연 영상을 국립극장에서 스크린으로 봤다. 모든 에너지를 쏟아내는 출연 배우가 부러웠다"고 했다.

"K콘텐츠가 글로벌해졌지만 장르적으로 점점 갇히고 다양한 작품이 안 나오는 것에 갈증을 느꼈던 때였어요. 스톤 연출이 재미없는 원작을 어떻게 해석할지 궁금하기도 했죠."

전도연이 맡은 송도영 역은 저택을 빼앗길 상황에 처했지만 방탕한 생활을 지속하는 재벌 3세다. 두 딸에게 자신의 아픔과 고통을 전가하기까지 한다. "보통 엄마는 딸에게 상처와 고통을 숨기지만 어느 순간 딸들도 엄마의 치부를 알게 되잖아요. 누구나 겪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조금씩 도영에게 공감이 갔어요."

지난 1월 스톤 연출과 배우들이 1주일간 워크숍을 하며 나눈 이야기도 캐릭터를 잡는데 도움이 됐다. "워크숍 내내 '막말 대잔치'였어요. 시나리오를 놓고 토론하는 게 아니라 계속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도영에게 제 모습을 투영했죠."

전도연, 박해수 등 연기 잘 하는 스타 배우들이 출연하는 '벚꽃동산'은 연일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전도연은 "공연이 끝날 때까지 무대가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지만 관객과 눈 마주칠 용기를 내려 한다"며 "스스로 마음껏 연기하는 재미를 느꼈다면 저한테는 지금보다 폭넓은 선택이 있을 거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최정상에 오른 전도연의 연기 동력은 뭘까.

"2013년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을 했을 무렵이죠. 오랫동안 제가 할 수 있는 작품이 없어서 '내가 연기를 계속할 수 있을까' 싶었어요. 고민의 시간을 보내면서 나를 내려놓고 작은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됐죠. 이젠 '뭐가 돼야겠다'는 욕심은 없고 연기를 하는 지금 이 시간 자체가 동력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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