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영 스타 판잔러. 연합뉴스중국에서 최근 스포츠 스타에 대한 삐뚤어진 팬덤 문화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 판잔러가 자발적으로 팬 계정을 해체해 화제가 되고 있다.
14일 글로벌타임스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파리 올림픽 수영 남자 100m 자유형에서 금메달을 딴 중국 수영스타 판잔러가 지난 12일 SNS 웨이보(중국판 X)에서 그의 유일한 공식 팬 계정을 해체했다.
팬 수가 200만명에 이르는 판잔러가 팬 계정을 해체하자 웨이보에서 해시태그 "판잔러가 팬 계정을 해체했습니다"는 전날 오후까지 조회수가 무려 2억 1천만 건을 기록할 정도로 큰 관심을 모았다.
판잔러가 팬 계정을 해체한 자세한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판잔러는 그동안 팬들의 과도한 관심에 부담감을 드러내왔다.
그는 금메달을 딴 뒤 언론 인터뷰에서 "저는 더 조용하고 평화롭게 지내고 싶다. 평화롭게 훈련에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팬 계정 해체 소식이 전해지자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판잔러가 현명한 결정을 내렸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게시물에 "스포츠 정신은 공정한 경쟁에 있으며, 왜곡된 팬덤 문화의 침투는 이 정신을 모독하는 것이며 단호하게 저항해야 한다"고 썼다.
이번 올림픽을 전후해 중국에서는 스포츠 스타에 대한 왜곡된 팬덤 문화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앞서, 지난 3일(현지시간) 열린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 선수들끼리 금메달을 놓고 맞붙었는데 중국 관중들이 자국 선수에게 야유를 퍼붓는 일이 벌어졌다.
세계 랭킹 4위 천멍(30)과 1위 쑨잉사(24)간 경기였는데 중국 관중들은 일방적으로 쑨잉사를 응원하고, 천멍이 서브를 하거나 점수를 딸 때에는 야유를 쏟아냈다.
특히, 결국 천멍이 쑨잉사를 꺽고 금메달 획득을 확정지은 뒤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는 순간에도 한 여성 관객이 천멍을 향해 손가락으로 욕설을 했다.
이에 중국 매체 지무뉴스는 "지나친 '팬덤'은 선수들에게 불필요한 심리적 부담을 줄수 있다"면서 "이는 선수들에 대한 일종의 간섭이고, 대회장 밖에서는 선수들에 대한 괴롭힘으로 이어질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중국 국가체육총국은 스포츠 선수들에 대한 팬덤 문화가 강해지면서 지난 5월 "선수 선발·육성 등 전 과정에 걸쳐 기형적인 팬덤 문화를 단호히 막아야 한다"는 방침을 내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