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만에 재개된 한국시리즈 1차전 6회초 무사 1,2루에서 KIA 전상현이 등판한 가운데 삼성 김영웅이 번트를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오후 4시부터 2024시즌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1차전이 재개됐다. 이틀 전에 비 때문에 일시 정지됐던 경기다. 삼성이 김헌곤의 솔로홈런으로 1-0 리드를 잡은 후 무사 1,2루를 만들었고 김영웅의 타석 볼카운트 1볼 상황에서 경기가 중단됐다. KBO 포스트시즌 사상 처음으로 서스펜디드 경기가 나왔다.
이범호 KIA 감독은 고민이 많았다. 오른손 투수 공을 잘 치는 김영웅을 잡기 위해 왼손투수를 올릴지, 번트를 감안해 투수를 기용할지, 투수에게 부담스러운 1볼 상황에서 투구를 시작한다는 변수로 고려해야만 했다.
이범호 감독의 선택은 전상현이었다.
전상현은 올 시즌 팀내 최다 19홀드를 기록한 오른손 투수다. 마무리 정해영과 함께 필승 계투조의 핵심이다. 투수에게 부담스러운 볼카운트에서 이를 넘길만한 능력을 갖춘 선수다. 아울러 김영웅이 번트를 시도할 것까지 감안한 선수 기용처럼 보였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김영웅은 번트를 시도했다. 그러나 타구가 너무 약했고 포수가 3루 송구를 선택해 2루주자 디아즈를 잡아냈다. 무사 1,2루 상황은 1사 1,2루로 바뀌었다. KIA는 한숨을 돌렸다.
이어 전상현은 박병호를 삼진으로 처리했다. 왼손타자 윤정빈에게는 볼넷을 허용해 2사 만루 상황에 놓였다. 그러나 전상현은 이재현을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하고 불을 껐다.
KIA에게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완성됐다. 이범호 감독은 "타자들이 한국시리즈 분위기에 적응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남은 4이닝에서 득점을 올릴 상황이 되지 않을까 싶다. 6회초 무사 1,2루에서 최소 점수를 주고 이닝을 막아내면 1차전도 충분히 승산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삼성은 6회말 좌완 이승현을 기용했다. 만약 1차전이 중단되지 않았다면 5회까지 무실점으로 기록하면서 투구수가 66개에 불과했던 원태인이 계속 나왔겠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삼성의 선택도 적중했다. 이승현의 집중력은 눈부셨다. 삼진 3개로 6회말을 끝냈다. 소크라테스와 김도영을 삼진 처리한 뒤 최형우에게 몸 맞는 공을 던졌지만 나성범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