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임시 대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막말 논란' 등 부적절한 언행과 의과대학 증원 대응 실패 등으로 의료계의 신망을 잃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취임 반 년 만에 물러나게 됐다.의협 대의원회는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임 회장 불신임(탄핵)안을 표결에 부친 결과,
찬성 170명, 반대 50명, 기권 4명으로 정족수 150명을 넘김에 따라 '가결'됐다고 밝혔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탄핵안은 재적 대의원 중 3분의 2 이상이 참석하고 참석 대의원 중 3분의 2가 찬성하면 가결된다. 이날 투표에 참여한 대의원은 총 224명이다.
이로써 지난 5월, 제42대 의협 회장직에 취임한 임 회장은 6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의협 회장이 임기 3년을 못 채우고 강제로 물러나게 된 것은 지난 2014년 노환규 전 회장에 이어 두 번째다.
임 회장은 올 2월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로 의·정 사태가 시작된 이래, 사태 해결의 키를 쥔 핵심당사자인 전공의 및 의대생과 지속적으로 불화해 왔다.
특히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과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날선 설전을 주고받았다.취임 이후 반복된 '막말'과 실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임 회장은 지난달 17일에도 증원된 의대 신입생이 입학하는 내년도 예과 1학년 7500명에 대한 정상적 의과교육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발언한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해 논란을 빚었다.
이와 함께 의료계가 극구 반대해온 간호법 입법을 막지 못했다는 점, '의대 2천 명 증원' 관련 뚜렷한 대안 없이 사태를 9개월 이상 끌어온 '리더십 부재'에 대한 비판도 부정적 여론에 한몫했다.
최근에는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글을 올린 시·도 의사회 간부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지면서 한바탕 소동이 일기도 했다.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임시 대의원총회에 참석한 임현택 의협 회장. 황진환 기자대전협은 지난 7일 전공의대표 90명의 명의로 임 회장에겐 자진 사퇴를, 의협 대의원들에겐 임 회장 탄핵을 공개 요청했다. 이들은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임현택 집행부'가 와해됨에 따라, 오는 11일 '개문발차'로 출범하는 여·야·의·정 협의체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 회장 탄핵이 현실화되면서, 비대위 체제로 전환되는 의협은 60일 이내에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