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외로움'을 최대 적으로 꼽았던 1인가구의 가장 큰 걱정거리가 '경제적 안정'으로 바뀌었다는 금융사의 조사보고서가 나왔다. 고물가·고금리에 생계가 팍팍해지면서 아파트에서 연립·다세대 주택으로 거주지를 옮기고, 부업전선에 나선 1인가구도 크게 늘었다.
17일 KB금융은 1인가구의 일상과 금융생활의 변화를 분석한 '2024 한국 1인가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2년 전 조사 때와 비교해 최근 고물가 등 경제문제가 1인가구의 생활에 미친 영향이 두드러졌다.
1인가구 월 지출액 및 생활 걱정거리. KB금융 '2024 한국 1인가구 보고서' 캡처
우선 1인가구의 3대 걱정거리는 경제적 안정(22.8%), 외로움(18.1%), 건강(17%) 순으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였던 2022년에는 외로움이 19.6%로 가장 컸고 이어 경제적 안정(19.1%), 건강(16.7%) 순이었는데 생활비 부담을 느끼는 1인가구가 늘면서 최대 걱정거리가 바뀐 모습이다.
실제로 1인가구는 월평균 소득 315만원 중 생활비에 128만원(40.8%)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비 지출 비중은 2년 전 38.7%에서 2.1%p 증가했고 고금리가 겹치면서 대출상환 지출 비중도 10.8%에서 12.6%로 늘었다.
1인가구 현재 거주 주택 유형. KB금융 '2024 한국 1인가구 보고서' 캡처 1인가구의 거주 주택 유형은 아파트에서 연립·다세대주택·오피스텔 등으로 옮겨갔다. 2022년엔 아파트 거주가 36.2%, 연립 및 다세대 주택이 35.3%였지만 올해 조사에선 아파트 거주자가 30.7%로 5.5%p 감소했고 연립 및 다세대 주택 거주자는 3.1%p 늘었다. 상대적으로 거주율이 낮았던 오피스텔 거주자도 22.2%로 2년 전과 비교해 2.6%p 증가했다.
월세 거주 비중은 직전 36.2%에서 45.1%로 크게 증가했고 자가 소유 비중은 28%에서 21.8%로 감소했다.
혼자 식사하는 방식에 대한 응답에서도 '직접 밥을 해먹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55.5%에서 60.4%로 늘었다. 건강 염려와 함께 고물가로 식비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1인가구 중 54.8%는 부업전선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2년 사이 12.8% 증가한 수치다. 부업 활동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앱테크가 42.1%로 가장 많았고 소셜 크리에이터·블로거(6.2%)와 서비스직 아르바이트(3.8%)가 뒤를 이었다.
1인 생활 만족도와 결혼 의향. KB금융 '2024 한국 1인가구 보고서' 캡처한편 1인가구 10명 중 7명은 1인생활에 전반적으로 만족했고, 특히 여가생활이 만족스럽다고 응답한 비율이 75.3%로 지난 조사보다 6.1% 늘었다. 통념과는 달리 1인생활의 만족도가 높을수록 결혼 의향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2023년 기준 한국 1인가구는 783만 가구로 전체의 35.5%를 차지해 가구유형 중 가장 비중이 크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2월 19일부터 19일간 혼자 거주하며 독립적인 경제활동을 하는 25~59세 1인가구 2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표적집단 심층면접(FGD)을 거쳐 작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