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 서남센터에서 한 어르신이 인공지능(AI)을 장착한 바둑 로봇과 대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프로 바둑에서 이른바 '커닝(cunning)'을 하다 발각돼 프로 자격을 박탈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부정행위의 방법으로 인공지능(AI)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바둑에도 파고든 AI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28일 중공망, 시나스포츠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의 신예 바둑 기사 친쓰웨(19) 2단이 대국 중 핸드폰과 인공지능(AI)을 사용한 것이 발각돼 프로 자격을 박탈당했다.
중국위기협회(중국바둑협회)는 "지난해 12월 친쓰웨가 전국바둑선수권대회 여자부 9라운드에서 휴대전화를 소지하면서 AI 프로그램을 사용한 것이 적발됐다"며 "경기 규율을 어기고 관련 질문을 받자 사실을 은폐한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위기협회 규율 및 윤리 공작위원회는 친쓰웨의 프로 기사 자격을 박탈한다"며 "향후 중국위기협회 및 회원 단체가 개최하는 대회에 8년 동안 출전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대국에서 AI를 이용한 것으로 드러난 친쓰웨 2단. 한국기원 제공친쓰웨는 대국 당일 새벽에 경기장에 들어가 휴대전화를 숨겼고, 대국 중 저지른 부정행위는 당일 대국 영상과 현장 심판, 기사, 직원 등의 증언으로 들통났다. 친쓰웨의 기보(바둑 기록)와 AI의 유사도는 무려 73%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친쓰웨의 지난해 승률이 전년 대비 30% 상승했다"고 전했다.
친쓰웨는 불과 14세에 전국바둑예선대회에 참가해 프로 1단으로 승격했다. 이후 지난 2022년 전국바둑선수권대회(단체전)에 참가하는 상하이 청소년 대표팀에 선발된 데 이어 지난해 2단으로 승격하는 등 중국 바둑계에서 '바둑 천재'란 평가를 받은 유망주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바둑계에도 5년 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 13세의 김은지 2단(현 9단)은 온라인 기전 중 AI 프로그램을 사용해 대국을 치렀다. 한국기원은 징계위원회를 열고 김은지에게 자격 정지 1년의 징계를 내렸다.
전 프로 바둑기사인 이세돌 울산과학기술원 특임교수는 최근 "인생에서 AI 도움을 받되,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만들어 가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16년 바둑 AI 알파고와 맞붙은 이 교수는 1승 4패로 졌지만, 네 번째 대국에서 승리해 'AI를 최초로 이긴 인간'으로 기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