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차례 불방 후 오늘(7일) 방송 예정인 KBS 탐사보도프로그램 '추적60분-극단주의와 그 추종자들'. KBS 제공"극우 난동"을 이유로 한 차례 편성이 불발됐던 KBS 탐사보도프로그램 '추적60분-극단주의와 그 추종자들'이 오늘(7일) 방송된다.
해당 방송은 당초 지난달 28일 방송 예정이었으나, 방영 하루를 앞두고 돌연 편성이 취소됐다. 제작진은 "3월 1일 광화문과 여의도에 대규모 탄핵 반대 집회가 예정되어 있는데, '추적60분' 방송이 극우단체를 자극해 그들이 KBS로 몰려와 난동을 부릴 것이 걱정된다는 설명이었다"라고 사측에서 밝힌 편성 삭제 이유를 전했다.
한차례 불방 끝에 방송을 앞둔 '추적60분-극단주의와 그 추종자들'에서는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광범위하게 퍼져나가고 있는 가짜 뉴스의 실체와 확산 과정을 다룰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계엄이 중국 간첩 때문이며,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중국인 간첩들을 잡았다는 이른바 '중국인 간첩 선거 개입설'을 퍼뜨린 인물을 만났다.
앞서 한 매체는 지난 1월 16일, 풍문으로만 돌던 '중국인 간첩 99명 체포설'을 최초 보도했다. 체포된 간첩들이 평택항을 거쳐 오키나와 주일미군 기지로 압송됐다며 구체적인 동선까지 알렸다. '미군 관계자'의 제보가 있었다는 것이다.
후속 보도도 이어졌다. 중국인 간첩들이 선관위에 머물며 국내 여론을 조작했다는 점을 자백했고, 이 과정에서 실업급여를 수급했으며, 본 작전은 미 정보국 요원들의 흑색작전이라는 등의 내용이었다. 지난 1월 20일, 주한미군과 미 국방부에서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해당 매체는 내용을 정정하지 않았다.
한차례 불방 후 오늘(7일) 방송 예정인 KBS 탐사보도프로그램 '추적60분-극단주의와 그 추종자들'. KBS 제공제작진은 자신이 해당 기사의 핵심 정보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을 만났다. 바로 탄핵 반대 집회에서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하고 등장해 화제가 된 안병희씨(42)다. 그는 국가인권위원회를 점거하며 '캡틴 아메리카' 방패로 출입자의 진입을 막아 유명세를 탔다.
안씨는 지난달 20일, 중국 대사관 등에 난입을 시도한 혐의로 구속됐다. 제작진은 안씨가 구속되기 전 세 차례에 걸쳐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자신이 미국 CIA 요원이자, 선관위 흑색 작전을 지휘한 요원이라며 해당 보도의 정보원이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제작진은 안씨와 해당 매체의 기자가 주고받은 130여 건의 전화 통화 녹음 원본 파일을 단독 입수했다. 1200분에 달하는 통화 내용을 분석한 결과, 총 7건의 기사가 안 씨를 통해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제작진과의 인터뷰 내내 안씨는 유력 정치인들과의 친분을 자랑하고, 비밀 정보를 취득한 과정을 과시했다. 하지만 마지막 인터뷰에서 그는 CIA 요원을 사칭하면서까지 거짓을 전파하고 '가짜뉴스'를 만들고 싶었던 이유를 털어놓는다.
한차례 불방 후 오늘(7일) 방송 예정인 KBS 탐사보도프로그램 '추적60분-극단주의와 그 추종자들'. KBS 제공문제가 된 '중국 간첩 99명 송환설'은 지난해 12월 12일 한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추리소설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후 몇몇 유튜버가 해당 주장을 언급한 적은 있지만 큰 파급력을 얻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주장은 안씨를 정보원으로 한 단독기사가 나온 이후 윤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 크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유명 유튜버들이 앞다투어 해당 기사를 언급하며 기사 내용은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고, 유명 정치인들도 뉴스 확산에 힘을 보탰다. 황교안 전 총리는 해당 기사를 인용한 내용의 칼럼을 기고했고, 윤 대통령 측은 탄핵 심판 2차 변론에서 해당 기사를 인용했다.
제작진은 이처럼 자칭 'CIA 요원'의 망상이 어떻게 헌재 대통령 탄핵 심판장에까지 다다를 수 있었는지 그 과정도 함께 다룬다. 이와 함께 지난 1월 19일 새벽, 윤 대통령 구속이 결정되자 일부 극렬 지지자들이 벌인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동의 현장 역시 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