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칼럼]국민들 법 감정에 폭탄을 때려부은 두 법조인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에 검찰이 항고를 포기하면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의왕=황진환 기자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에 검찰이 항고를 포기하면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의왕=황진환 기자
전세계 비폭력 시민 저항운동 연구로 유명한 미국의 정치학자 에리카 체노웨스는 처음에는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고 믿었다. 비극적이지만 권력의 교체를 위해서는 폭력을 사용하는 것이 타당한 선택이라고 본 것이다. 저항운동을 연구한 뒤 체노웨스는 입장을 바꿨다. 1900년 이래로 정권 교체라는 어려운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벌어진 전 세계의 주요 폭력 및 평화 시위 자료를 수집한 그는 평화 시위의 성공률이 2배 더 높다고 결론 내렸다. 아울러 폭력적 국가 체제가 붕괴될 가능성은 4배나 더 높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평화적 비폭력 시위가 폭력 시위를 결국 물리치지만 그 과정에서 불안과 혼란이 동반된다. 내란 수괴 피의자인 윤석열 대통령이 구치소를 나오는 장면은 섬뜩했다. 구치소 문을 나오자마자 캐딜락 경호차의 선루프를 통해 소총을 어깨에 가로멘 경호원 두세명이 올라왔다. 경호차량도 그 전 헌법재판소를 드나들때보다 두 배는 많아진 것 같았다. 총을 어깨에 짊어진 경호원, 경광등을 번득번득 요란하게 켠 경호차, 윤석열은 더 이상 내란수괴 피의자가 아니었다. 지난 토요일 서울구치소에서 한남동으로 이어진 전경은 만화같은 세상이었다.
 
봄이 온다는 기대가 컸는데, 순식간에 대한민국이 '겨울왕국'으로 환토됐다. 구속 취소결정을 한 지귀연 판사와 즉시항고를 포기한 심우정 검찰총장은 그들 스스로 국민들의 법감정에 얼마나 큰 폭탄을 투하했는지 알지 못할 것이다. 법전 속에서, 이른바 엘리트 검찰 동우회의 세계관 속에 파묻혀 살아온 그들이 '계몽령'이라고 주장하는 저급한 국가지도자의 망상에 대한 국민들의 원망을 짐작할 턱이 없는 것이다.
 
심우정 검찰총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심 총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이 취소된 것에 즉시항고하지 않은 이유에 관해 "적법 절차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류영주 기자심우정 검찰총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심 총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이 취소된 것에 즉시항고하지 않은 이유에 관해 "적법 절차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류영주 기자
두 사람의 내심을 알 도리가 없다. 짐작컨데 지 판사 본인은 '법률 자구에 충실했다'고 주장할 것이다. 심우정은 그간 검찰에서 썩은 뼈다귀처럼 취급했던 '인권 중시'를 내세웠다. 피의자의 인권은 중요하다. 그러나 왜 피의자 윤석열의 인권은 항고를 포기할 만큼 중대한데, 다른 피의자의 인권은 같은 취급을 받지 못하는 불평등이 만들어지냐는 것이다. 윤석열측 변호인의 주장은 왜 100% 죄다 수용해 주고, 다른 피의자들의 주장은 그러지 않냐는 것이다. 내란 수괴 피의자의 인권은 중대해서 풀려나는데, 그의 지시를 받고 행동을 한 내란 중요 종사자들은 그 허울 좋은 인권의 혜택을 보지 못하는가.
 
대한민국 사법역사 최초의 구속 시간 산수 계산법을 적용한 지귀연 판사는 한겨레신문에 "그동안 구속기간 계산법을 문제 삼는 사람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변호인단에서 문제제기를 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답을 해줘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취소 결정문에서 '구속기간 배분에 대한 최종 해석을 대법원에서 받기 원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아마 윤석열 일파가 장악하고 있는 검찰이 즉시항고를 할 것으로 기대했던 모양이다. 순진하기 짝이 없는 결정이다. 그의 기대는 무너졌고, 나라의 분위기는 험악해졌다. 지 판사는 좌표가 잘못 설정된 폭탄을 민가에 던진 꼴이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모습. 황진환 기자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모습. 황진환 기자
심우정의 처세는 법비의 전형을 반영한다. 심우정은 고비고비마다 윤석열을 돕고 있다. 법원에서 구속기간 영장이 연거푸 기각됐을 때 검찰총장이 왜 전국검사장 회의를 소집하는가. 구속 연장 논란이 전국검사장을 불러모아야 할만큼 심각한 사안인가. 그렇다면 그때는 윤석열의 인권을 생각하지 않고 법원의 판단을 왜 즉시 받아들이지 않았는가. 그 내막이 밝혀질지 알 수 없으나 심우정 이너 서클의 농간이 아닌지 합리적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
 
경호처장 직무대리에 대한 경찰의 영장신청 반려도 그렇다. 보강 수사를 통한 몇 번의 영장신청 기각을 이해하기 어렵다. 결국 서울 고검 영장심의위원회가 "영장 청구는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지휘해야 할 때 안 하고 지휘가 필요하지 않을 때는 지휘하는 심우정의 지휘권은 윤석열 구하기로 일관된다. '인권'이라는 허울 아래 검찰총장 지휘권을 개인적으로 악용하고 있는 셈이다.
 
현직 대통령의 친위쿠데타라는 초유의 국난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내란과 계엄사태의 종식을 평화적으로 호소하고 있다. 지귀연 판사와 심우정 검찰총장의 선 넘는 내란세력 봐주기로 시민들의 마음은 지금 철근덩어리를 안고 살아가는 느낌이다. 아니면 폭탄 잔해에 갈갈이 찢겨진 심경이라 해야 할 것 같다. 범죄의 중대성 못지 않게 수사 절차의 적법성에 대해 시민들도 알만큼 다 안다. 법조인들만 염려하는 전유물이 아니다. 그들의 법조문은 인간 본성의 결함을 도대체 고려하지 않는다.

24

3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전체 댓글 3

새로고침
  • NAVERslo2025-03-12 00:05:26신고

    추천1비추천0

    이 미치광이들이 그동안 얼마나 많은 약자들을 눈물흘리게하고 죽음으로 몰았을까? 자신들 살자고 나라를 통째로 파괴해버려는구나.

    답글 달기

  • NAVER가우처2025-03-11 23:12:42신고

    추천1비추천0

    검찰총장, 이정도 물의를 일으켰으면 물러나야지.

    답글 달기

  • KAKAOthechoi2025-03-11 17:34:39신고

    추천10비추천2

    ▪︎윤석열을 기각시켜 직무복귀시키면(?),
    첫번째로, 깜빵에 있는 똥별들 10명과 서부법원 때려부순 난동범 60여명도 싹 다 기소중지시켜 즉각 풀어주고,
    두번째로, 이재명, 한동훈, 우원식과 명태균 및 졸라 말안듣는 전공의들까지 반국가세력으로 싹 다 처단하고,
    마지막으로, 다시한번 제2비상계엄을 선포하여 윤건희 공동정권을 재출범 시킬 것 아닌가?! 하는 공포가..

    답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