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최근 여야가 합의해 국회를 통과한 이른바 '더 내고 더 받는' 국민연금개혁안에 대해 "바로 연금을 더 받는 86세대는 꿀을 빨고, 올라간 돈을 수십년 동안 내야 연금을 받는 청년세대는 독박을 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23일 한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에 통과된 안(국민연금법 개정안)은 '내는 돈' 뿐 아니라 '받는 돈'도 올렸다. 심지어 '내는 돈'은 8년간 천천히, '받는 돈'은 즉시 올렸다"며 "돈이 부족해서 개정한다는 원래 목적을 생각해 보면 더 받게 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나"고 지적했다.
이어 "고통 분담을 해야 하는 이 와중에도 86세대는 고통 대신 이익을 받고, 그걸 위해 청년세대가 더 고통받게 된다"며 "86세대는 청년세대에 비해 이미 충분히 꿀 빨지 않았나. 연금에서까지 그래야 하나. 청년세대에 미안하지도 않나"라고 일갈했다.
86세대란 '대학교 80년대 학번, 태어난 해는 60년대'인 사람을 일컫는다.
한 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해 "이렇게 청년세대에 독박 씌우는 개정을 해놓고 '모처럼 국회와 정치권이 국민으로부터 칭찬 받을 일을 해냈다'고 자화자찬하기 바쁜 이재명 대표는 부끄럽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또 홍준표 대구시장을 향해서는 "이런 엉터리 자화자찬에 부화뇌동해서 '청년들이 반대한다고 덩달아 반대한다, 뭘 알고 그런 말을 하는지 안타깝다'는 홍준표 시장이야말로 안타깝다"며 "청년세대를 향해 청년세대가 이해 못 할 대단한 무슨 깊은 뜻이 있는 것처럼 가르치려 들지만, 단언컨대 그런 깊은 뜻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구조개혁 논의도 지금의 혼미한 정치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떨어진다. 이번 국회 통과 개정안에서 민주당은 민주노총과 86세대를 위해 챙길 것을 다 챙기고 나머지는 연금특위로 넘겼다"며 "챙길 것 다 챙긴 민주당이 추가적인 구조개혁 (논의)에 제대로 임할 턱이 없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18년 만에 어렵게 합의했으니 청년세대가 독박 쓰고 넘어가야 하나. 18년간 못한 것, 18년 3개월 만에 제대로 하면 안 되나"라며 "청년세대에 독박 씌우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이대로 확정 지어서는 안 된다.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 후 다시 논의해야 한다. 거부권은 이럴 때 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내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1973년생 이하 모임인 이른바 '언더73' 소속 인사들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부권을 행사해서 처음부터 논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