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연합뉴스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 회장의 배우자 홍라희(80)씨가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으로 복귀했다.
삼성문화재단은 창립 60주년을 기념해 기획한 호암미술관 특별전 '겸재 정선' 개막에 맞춰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을 명예관장으로 추대했다.
이번 특별전은 조선 회화의 거장 겸재 정선(1676~1759)의 대표작을 한자리에 모은 대규모 전시회로, 호암미술관과 간송미술관이 함께 준비했다.
홍 명예관장은 겸재 정선전의 도록(圖錄)에서 "호암미술관과 대구 간송미술관에서 열리는 '겸재 정선전'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양대 사립미술관이 협력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며 "두 재단의 창립자인 호암 이병철 선생과 간송 전형필 선생은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한 '문화보국(文化保國)'을 실천하신 분들이었다. 평생 수집한 문화유산을 대중과 향유하고자 했던 선각자들"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통된 비전에 의해 설립된 두 기관이 '겸재 정선'이라는 한국 회화사의 거장이라는 주제 안에 협력했다는 것은 이 전시를 더욱 뜻깊게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응용미술학과를 졸업한 홍 명예관장은 호암미술관장, 현대미술관회장, 예술의전당 비상임이사 등을 역임했다.
2004년부터 리움미술관장을 맡은 홍 명예관장은 2008년 삼성그룹 비자금으로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 등 수백억 원대의 미술품을 구입했다는 혐의로 특별검사팀에 소환돼 조사받고 관장직을 떠났다가 2011년 복귀하기도 했다.
그 뒤 2017년 '국정 농단' 사태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여파로 두 번째 관장직에서 물러났다. 리움미술관은 이후 8년째 관장직이 비어 있었고 딸인 이서현 리움 운영위원장이 미술관을 맡고 있다. 여전히 관장 자리가 공석인 만큼 홍 명예관장이 '전격 복귀'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명예관장은 리움 관장직을 맡으면서 세계적 미술 전문 매체 '아트넷'이 선정한 세계 200대 컬렉터에 해마다 이름을 올리는 등 국내 미술계 영향력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사상 최대 규모로 열리는 이번 겸재 정선전은 이날부터 오는 6월 29일까지 호암미술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