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 고희진 감독. KOVO 제공베테랑들이 투혼을 발휘했지만 이미 떨어진 체력은 어쩔 수가 없었다.
프로배구 여자부 정관장이 벼랑 끝에 몰렸다. 정관장은 2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세트스코어 2-3(25-23 25-18 22-25 12-25 12-15)으로 무릎을 꿇었다.
1, 2세트를 매서운 기세로 따냈다. 하지만 3세트부터 체력이 떨어졌다. 이후 초반 두 세트만큼 좋은 경기력이 나오지 못했다.
이로써 정관장은 13년 만에 올라온 챔프전에서 내리 2패를 당했다. 사령탑도 큰 아쉬움을 드러냈다. 고 감독은 "정말 어렵고 힘든 상황"이라며 "3세트부터는 체력이 떨어지면서 공격성공률이 낮아졌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13년 만의 챔프전인데 3-0으로 끝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정관장 팬들을 위해서 포기는 없다"고 다시 의지를 다졌다.
이날 베테랑 리베로 노란의 경기 출전이 큰 관심을 모았다. 노란은 현대건설과 플레이오프(PO) 당시 부상을 당해 지난 1차전을 뛰지 못했다.
하지만 '진통제 투혼'을 보이며 다시 코트에 섰다. 고희진 감독은 이날 경기 전 "노란은 고마운 선수다. 많이 아픈데 팀 상황상 진통제를 맞고 투혼을 발휘할 준비를 하고 있다. 경기력을 떠나서 고참 선수가 그런 투혼을 발휘하면 팀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고 출전 소식을 알렸다.
정관장 노란. KOVO 제공경기 후에도 고 감독은 재차 노란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고 감독은 노란에 대해 "상태가 많이 안 좋다. 책임감 때문에 뛰고 있다"며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맙다"고 전했다. 이어 "참기 힘든 통증인데 티도 안 낸다. 웃으면서 임하고 있다. 존경스럽다"고 덧붙였다.
다만 3차전에도 코트에 나올지는 미지수다. 노란의 다음 경기 출전 여부를 묻는 질문에 고 감독은 "경기 당일에 결정해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홈팬들 앞에서 대반전의 서막을 알릴 수 있을까. 정관장은 오는 4일 대전 충무체육관으로 흥국생명을 불러들여 챔프전 3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