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지사가 15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자동차 부품업계 관세 대응을 위한 후속 조치 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지난 한 달 반 동안 묵묵부답이었던 미국 스텔란티스에서 회의를 하자는 연락이 왔습니다. 지사님이 미국을 방문한 직후 대화 창구가 열렸습니다." 15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자동차 부품업계 관세 대응을 위한 후속조치 점검 회의에 참석한 한 자동차 부품업체 임원이 한 말이다. 스텔란티스는 제네럴모터(GM), 포드와 함께 미국 완성차 '빅3' 가운데 한 곳이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이날 회의에서 최근 미국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주지사를 만나 경기도내 자동차 부품업체와 미시간주 내 미국 완성차 업체 간 미국 관세정책 대응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 9~12일 2박4일 일정으로 미국 출장을 다녀왔다. 이 기간 김 지사는 미시간주지사를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경기도-미시간주 간 협의체 구성은 물론 지역 내 자동차 업체 간 협상 창구를 개설하기로 합의했다.
이 출장은 지난달 31일 김 지사가 평택항 자동차 수출기업 현장간담회에서 트럼프발 '관세 폭탄'이 현실화했지만 우리 정부도, 미국 자동차 업체도 아무런 소통을 하지 않아 부도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자 전격 추진됐다.
미국 미시간주는 제네럴모터(GM), 스텔란티스, 포드 등 미국 완성차 '빅3' 업체의 본사가 몰린 데다 전체 산업의 20% 이상을 자동차 산업에 기대고 있다. 경기도 역시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의 23%가 몰려 있는 곳이다. 이번 김 지사의 미시간행은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조치였다.
실제 경기도와 미시간주의 협의체 구성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관세 정책 대응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의 지방정부가 협력한 첫 사례다.
합의 발표 직후 실제 경기 도내 자동차 부품업체와 미국 완성차 업체 간 협상이 이뤄지면서 도내 업계도 '김동연 효과'에 고무된 분위기다. 해당 업체 임원은 "업체 관계자와 한 시간가량 만나 앞으로 미국의 관세 행정과 관련해 장·단기 전략을 세워 대응하기로 했다"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미 현지 업체들도 지금 상황에 대해서 정보가 제한적이고 사태 파악도 정확히 못하는 상황"이라며 "미국의 행정명령 등을 정확히 해석해서 언제부터 발효되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등을 업계들이 서로 공유하는 게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겸 한국전기자동차협회장은 김 지사의 미국 출장에 대해 '적재적소'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나 우리 정부가 추상적으로 추진하는 것들이 대해 직접 행동지침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김 지사의 방미 효과가)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