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지난 16일부터 25일까지 총 6회 열린 밴드 콜드플레이의 내한 공연 모습. 콜드플레이 공식 트위터무려 8년 만에 내한한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의 공연이 25일을 마지막으로 끝났다. 한국에도 많은 팬을 보유한 콜드플레이는 지난 2017년에 한국을 방문한 후, 월드 투어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MUSIC OF THE SPHERES)의 일환으로 지난 16일부터 내한 공연을 열었다.
공연 개최 소식이 알려졌을 때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던 콜드플레이 콘서트는 쇄도하는 팬들 요청에 힘입어 회차를 추가했다. 4월 16일부터 18일, 19일, 22일, 24일, 25일까지 총 6회 공연을 펼쳤다.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이번 공연은 회당 약 5만 명을 동원할 만큼 큰 규모로 치러졌음에도, 티켓을 구하기 힘들다는 성화가 나왔다.
콜드플레이는 크리스 마틴(보컬·피아노), 조니 버클랜드(기타), 가이 베리맨(베이스), 윌 챔피언(드럼)으로 이루어진 4인조 밴드로, 2000년 데뷔 앨범부터 2021년 낸 9집까지 모두 UK 앨범 차트 1위에 오른 대기록의 주인공이다.
콜드플레이는 2017년 이후 8년 만에 내한했다. 콜드플레이 공식 트위터'비바 라 비다'(Viva La Vida) '에버글로우'(Everglow) '썸띵 저스트 라이크 디스'(Something Just Like This) '픽스 유'(Fix You) '더 사이언티스트'(The Scientist) '파라다이스'(Paradise) '어 스카이 풀 오브 스타스'(A Sky Full of Stars) '옐로우'(Yellow) 등 수많은 히트곡을 보유하고 있다.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함께 부른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로도 큰 사랑을 받았다.
오랫동안 기다려 온 내한 공연이어서인지 관객의 흥이 남달랐다. 거의 모든 곡을 힘차게 떼창했고 환호와 함성도 어마어마했다. 마치 강강술래 하듯 손을 잡고 둥글게 도는 스탠딩 뒷구역 관객의 모습은 온라인상에서도 크게 화제를 모았다. 축제 분위기가 가득했다.
콜드플레이 내한 공연은 화려한 게스트로도 눈길을 끌었다. 6회 공연 전부 트와이스(TWICE)가 게스트로 출연했고, 엘리아나(Elyanna)와 한로로가 회차를 나누어 게스트로 무대를 꾸며 본 공연 전 관객들의 열기를 돋웠다.
트와이스는 콜드플레이 내한 공연 6회 전체 게스트로 나섰다. 엘리아나, 한로로도 사전 게스트로 함께했다. 콜드플레이 공식 트위터공연 중 관객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송북'(SONGBOOK) 때 등장한 깜짝 게스트도 있다. 바로 방탄소년단(BTS)의 진과 블랙핑크(BLACKPINK)의 로제다. 지난 19일 공연에서는 스탠딩 구역에서 '디 애스트로넛'(The Astronaut)을 같이 부를 수 있겠냐며 자신을 뽑아달라는 내용을 쓴 스케치북을 들고 서 있던 진이 무대 위로 올라왔다.
크리스 마틴의 연주에 맞춰, 진은 본인 솔로곡 '디 애스트로넛'을 불렀다. 진은 "군대 가기 전 마지막 공연이 콜드플레이 공연이었다. 전역 후 첫 콘서트도 콜드플레이 콘서트"라고 말했다. 크리스 마틴은 진을 '형제'라거나 '아름다운 남자'로 불렀고, 두 사람은 서로 맞절하기도 했다.
화면 속에서 노래하는 방탄소년단 멤버들과 함께했던 '마이 유니버스' 무대도 평소와는 달랐다. 진은 '송북' 코너에 그치지 않고 '마이 유니버스' 무대 역시 함께했다.
왼쪽부터 콜드플레이 크리스 마틴, 방탄소년단 진, 한로로. 진 인스타그램/한로로 인스타그램진은 어제(25일) 공연에도 게스트로 출연했다. 진은 커다랗게 'BTS'라고 쓰인 스케치북을 들고 무대 위로 올라왔고, 그를 보고 크리스 마틴은 "브라더"라며 환영했으며 진을 껴안고 돌리기까지 했다.
크리스 마틴에게 고마움을 표한 진은 "마지막 공연이라고 해 가지고 한 번 더 나왔다"라며 "공연 와 주신 모든 분들 정말 감사하다. 열심히 불러보겠다"라고 한 후, '디 애스트로넛'을 불렀다. '마이 유니버스'도 같이 불렀다.
또 다른 깜짝 게스트로 등장한 인물은 블랙핑크 로제다. 로제는 지난 22일 공연에서 브루노 마스(Bruno Mars)와 같이 부른 메가 히트곡 '아파트'(APT.) 무대를 선보였다. 크리스 마틴과 호흡을 맞춘 '아파트' 무대를 보고 수많은 관객이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하는 후렴을 떼창했다.
로제도 콜드플레이 내한 공연 깜짝 게스트로 출연했다. 콜드플레이 공식 트위터
친환경적인 공연을 지향하는 것도 콜드플레이 콘서트에서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움직임이었다. 공연 시작 전엔 LED 손목밴드(팔찌)의 반납을 부탁하는 메시지가 반복적으로 나타났고 팔찌 회수율 상위권 도시를 정리해 공개했다. 친환경 정책에 관해 콜드플레이 멤버들이 직접 설명하는 영상도 있었다.
관객은 파워 바이크를 타거나 키네틱 플로어를 활용해 공연에 필요한 전력인 태양광을 생산하고 공급하는 데 힘을 보탤 수 있었다. 색색깔의 빛을 내는 응원 도구로 쓰인 팔찌는 식물성 퇴비 사용이 가능한 재질로 만들어져 재활용할 수 있었다.
공연 표를 사는 것만으로 △산림 복원 △해양 정화 △보존 △재야생화 및 토양 복원 △직접 공기 중 탄소 포집 △친환경 및 청정 기술 △환경법 △환경 보호를 위한 활동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알렸다. 공연장으로의 일회용 플라스틱 페트병 반입은 금지됐고, 종이 팩이나 다회용 텀블러나 컵을 쓰게 하기도 했다.
공연 시작 전, 대형 전광판에 뜬 재활용 팔찌 회수율 현황. 김수정 기자
내한 공연을 한 2017년과 2025년에 각각 박근혜, 윤석열 두 사람이 파면돼 대통령이 없는 시기여서 콜드플레이가 '무정부 요정'이라는 밈(meme, 온라인을 중심으로 유행하는 특정한 문화 요소)도 생겼다.
둘째 날 공연이 열린 지난 18일, 크리스 마틴은 "콜드플레이가 한국에 올 때마다 한국에는 대통령이 없더라"라고 언급해 관객석에서 폭소가 터진 바 있다. 관객들이 환호하자 크리스 마틴은 어깨를 으쓱하며 "늘 그렇더라"라고 다시 한번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