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미국과 핵 협상 위해 오만에 도착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오른쪽). 연합뉴스미국과 이란이 26일(현지시간) 오만에서 기술 전문가가 참여한 3차 핵 협상을 마쳤다. 4차 협상은 내달 3일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AP, 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국영 방송은 이날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서 열린 이란과 미국 간 세 번째 간접회담이 종료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회의는 오만의 중재로 지난 12일과 19일, 두 차례 열린 이란과 미국 간 고위급 핵 협상의 후속 차원이다.
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와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장관의 주도로 이뤄졌다.
아락치 장관은 약 6시간의 협상 후 국영방송에 "주요 문제와 세부사항 모두 이견이 있었다"며 "차기 회의 전 이견을 줄이는 방안에 대한 추가분석을 각국에서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협상은 이전 협상보다 훨씬 더 (분위기가) 심각했다"고 밝혔다.
중재국인 오만의 바드르 알부사이디 외무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핵심 원칙과 목표, 기술적 우려가 모두 다뤄졌다. 5월 3일로 잠정 예정된 차기 고위급 회의에서 협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적었다.
이번 협상에서는 처음으로 양측 전문가들이 참여한 기술 회의도 열렸다.
이란 반관영 통신 타스님은 미국 측에서 안톤 국무부 정책기획국장이, 이란 측에선 카젬 가리 바바디 외무차관과 마지드 타크트-라반치 외무차관이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오만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란은 부당한 제재를 끝내야 한다는 원칙적 입장을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으며, 핵 프로그램의 평화적 성격에 대한 신뢰를 구축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자국 방송 인터뷰에서는 방위 능력과 미사일은 이번 협상 의제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 공습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폭탄을 떨어뜨리는 것보다 합의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핵 협상을 위해 이란 대통령이나 최고지도자를 만날 수 있다는 의향도 내비쳤다.
이란 정부는 핵무기 개발 의혹을 부인하면서, 미국의 강도 높은 경제 제재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다만, 제재 해제 대가로 핵 활동을 일부 제한하는 내용의 협상은 가능하지만, 농축 프로그램을 중단하거나 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포기하는 것은 타협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