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북한이 러시아 파병을 공식 인정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러 신조약에 근거해 참전을 결정했다면서 "유엔 헌장을 비롯한 국제법과 조로사이의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의 제반 조항과 정신에 전적으로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러시아연방의 쿠르스크 지역 해방작전에 참전하여 영웅적 위훈을 세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무력 전투구분들을 높이 평가"했다는 내용의 당 중앙군사위원회의 서면 입장문을 공개했다.
북한의 노동당 중앙군사원회는 이 입장문에서 "쿠르스크 지역 해방작전이 승리적으로 종결"됐다면서 "공화국 국가수반의 명령에 따라 쿠르스크지역 해방작전에 참전한 우리 무력 구분대들"이 "러시아연방의 영토를 해방하는데 중대한 공헌"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조성된 전황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러시아연방 사이에 체결된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의 제4조 발동에 해당된다는 분석과 판단에 근거하여 우리 무력의 참전을 결정하고 러시아 측에 통보"했고, "쿠르스크 지역을 해방할 데 대한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명령을 하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 연방 경내에서 진행된 공화국무력의 군사 활동은 유엔헌장을 비롯한 국제법과 조로사이의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의 제반 조항과 정신에 전적으로 부합되며 그 이행의 가장 충실한 행동적 표현의 본보기적 사례"라고 강변했다.
북한은 "공화국무력 구분대들은 러시아 영토를 자기 조국의 영토로 간주하고 드높은 수호 의지와 결사의 정신으로써, 희생을 동반한 실제적 전투행동으로써 조로 두 나라사이의 굳건한 동맹관계를 증명"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특히 "우리 수도에는 곧 전투 위훈비가 건립될 것"이고 "희생된 군인들의 묘비 앞에는 조국과 인민이 안겨주는 영생기원의 꽃송이들이 놓일 것"이라며, "그들의 넋을 길이 전해가야 하며 참전용사들의 가족들을 특별히 우대하고 보살피기 위한 중요한 국가적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당 중앙군사위원회는 "피로써 검증된 두 나라사이의 불패의 전투적 우의는 금후 조로친선협조관계의 모든 방면에서의 확대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변함없이 러시아 군대와 인민의 성업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조로 국가 간 조약정신에 기초한 임의의 행동에도 의연 충실할 것임을 확언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참전 근거'로 제시한 북·러 신조약 4조는 "쌍방 중 어느 일방이 개별적인 국가 또는 여러 국가들로부터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타방은 유엔헌장 제51조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러시아연방의 법에 준하여 지체 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 한다"는 내용의 '유사시 자동군사개입'조항을 담고 있다.
앞서 러시아도 지난 26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의 화상 회의 내용을 공개하면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한 바 있다.
북한과 러시아가 이처럼 거의 동시에 파병을 공식 인정한 데는 양국의 조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다음 달 9일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에 맞춰 열병식 등 대규모 행사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북한군의 파병을 공식 인정하는 발표가 나온 것으로, 앞으로 어떤 추가적인 조치가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북한을 방문했을 때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초청한 적이 있다. 러시아는 아울러 '전승절' 열병식에 북한 군대의 참석을 초청하기도 했다. 다만 전승절 계기 김 위원장의 방러 가능성 및 북한 군대의 참석 여부와 관련해서는 여러 변수가 많아 부정적인 관측이 제기되는 나오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