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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원주대 실습관서 '염소가스' 누출…보고 누락에 대응 미흡 '도마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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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지난 11일 공동실험실습관 가스보관실서 염소가스 누출
가스 누출됐지만 교내 안전관리센터에는 보고조차 없어
센터 측 뒤늦게 사고 인지한 뒤 가스실 폐쇄 후 파악 나서
학생들 "사고 발생 후 대응 미흡, 은페하기에 급급" 지적
학교 측 "보고 누락된 것은 사실, 재발 방지책 마련하겠다"

강릉원주대 공동실험실습관 전경. 전영래 기자강릉원주대 공동실험실습관 전경. 전영래 기자
국립강릉원주대학교의 공동실험실습관에서 유독성이 강한 염소가스가 누출돼 재학생이 가슴 통증과 두통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했지만, 사고 이후 보고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학교 측의 미흡한 대응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28일 대학 측에 따르면 염소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한 것은 지난 11일 오전 11시 50분쯤 대학 내 공동실험실습관 3층 클린룸 제어실(가스보관실)이다. 당시 건너편 연구실에서 나오던 대학원생 A씨와 학부생 B씨가 가스보관실에서 경고 알람이 울리는 것을 듣고 안으로 들어갔다.

이들은 들어가자마자 불쾌한 냄새를 맡았고, 경고 알람이 울리는 가스 캐비닛의 문을 열자 염소가스가 누출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A씨는 학교 측 담당 직원인 C씨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렸고, 환기 조치와 함께 안전 밸브를 잠근 뒤 폐쇄 조치하라는 C씨의 지시를 이행한 뒤 퇴실했다.

이후 C씨는 가스 캐비닛 관련 업체에 문의한 뒤 같은 날 오후 1시 20분쯤 A씨, B씨와 함께 문제가 발생했던 캐비닛의 이상 여부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또 다시 경고 알람이 울리면서 2차 가스 누출이 발생해 폐쇄 조치했다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당시 가스에 노출됐던 3명 중 2명은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았지만 A씨는 가슴 통증과 두통, 메스꺼움 등의 증상을 호소해 인근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진료 결과 이상 소견이 없었지만, 다음 날에도 전날과 비슷한 증상을 느낀 A씨는 부모님과 함께 즉시 서울의 한 병원을 찾았고 진료 결과 다행히 이상 소견은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유독성이 강한 염소가스가 누출됐지만 보고 체계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시 A씨와 B씨는 1차 담당 직원이었던 C씨에게 사고 발생 사실을 알렸지만 C씨는 책임 교수에게 보고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책임 교수 역시 다음 날 사고를 인지했지만 학교 측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강릉원주대학교 전경. 강릉원주대 제공강릉원주대학교 전경. 강릉원주대 제공
이 같은 가스 누출 사고의 경우 교내 안전관리센터에 보고를 해야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고 센터 측은 열흘이 지나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면서 뒤늦게 인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이번 사고와 관련해 학생들은 학교 측의 대응이 미흡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교 측은 사고 당일 가스보관실을 폐쇄했다고 설명했지만, 학생들은 사고 당일 환기만 시킨 후 추가적인 조치 없이 3일 후에는 가스실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이후 안전관리센터에서 사고 사실을 뒤늦게 인지하고 나서야 지난 22일 가스실 출입 금지를 공식 통보했다며 학교 측의 미흡한 대응을 지적했다.

염소가스는 화학물질관리법상 유해화학물질에 포함된 위험성이 높은 물질인 '사고 대비 물질'로 분류된다. 흡입 시 호흡기관에 영향을 미쳐 구토, 폐부종, 호흡 곤란을 유발하고, 피부와 안구 등에 노출되면 화학적 화상, 피부염, 안구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보고 체계 누락과 미흡한 대응은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 학생들의 입장이다.

재학생들 사이에서는 "유독성이 강한 가스 누출이 발생했는데 추가적인 조치 없이 사고 이후에도 가스실이 사용됐다. 어느 정도의 양이 누출됐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학생들에게는 별다른 설명도 하지 않는 등 대응이 미흡했다"며 "학교 측에서는 사고의 원인과 예방 보다는 보고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은폐하기에 급급한 것은 물론 심지어 언론에 누가 제보했는 지 색출하는 분위기"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에 대해 대학 측은 "이 같은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보고를 해야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보고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보고가 누락된 것에 대해서는 담당 직원과 교수에게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다"며 "현재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파악이 된 만큼 안전 조치에 나서는 한편 추후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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