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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은공' 칭송한 한덕수, '통상 달인' 맞나[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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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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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맞서지 않겠다"…실패한 '반컵 외교' 연상
'민감국가' 해결 실패하고 현대차 미국 투자도 몰라 협상 지렛대 무위
日 '하나의 전구' 구상엔 무대응…통상·안보 구멍 숭숭인데 인사에는 진심
헌법재판관 지명 논란 이어 본인 대권 출마가 국정 최대 불확실성 부상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22일 영국 시사주간지 '더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제공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22일 영국 시사주간지 '더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제공
윤석열 전 대통령 외교의 가장 상징적 장면은 2023년 4월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대통령 앞에서 팝송 '아메리칸 파이'를 열창한 것을 꼽을 수 있다. 그에게는 '인생 샷'이었는지 몰라도 반도체와 배터리 등 우리 주력산업이 대책 없이 미국으로 이전되는 계기였다.
 
그로부터 2년 뒤 파면돼 사저로 돌아온 윤 전 대통령은 또 한 번 문제적 장면을 연출했다. 그의 머리에는 'MAKE KOREA GREAT AGAIN'(한국을 다시 위대하게)이 적힌 빨간 모자가 씌어있었다. 이번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메시지가 분명해 보였다. 어쨌거나 미국이 최우선이었다. 
 
그 대통령의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의 외교도 쇼맨십의 차이가 있을 뿐 내용은 다른 것 같지 않다. 한 권한대행은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미국의 관세 부과에 "맞서 싸우지 않겠다"며 그 이유로 미국의 은공을 들었다. 오늘의 한국이 있기까지 미국의 도움이 매우 컸기 때문이라는 것.
 
선의로 해석할 여지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동맹이자 최강국인 미국을 상대로 가능한 실익을 얻어내려는 전략일 수 있다. 그러나 '가치 외교'를 내건 바이든 시절이라면 몰라도 '미국 우선' 트럼프 치세에선 통할 성 싶지 않다. 일본에 선제적 양보만 해놓고 얻은 것 없는 '반 컵 외교'의 기시감도 든다.
 
정부는 미국의 '민감국가' 지정을 막는 데 실패했고 동향조차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다. 심지어 우리나라 대표 기업 현대자동차의 대규모 미국 투자도 미리 알지 못해 중요한 대미 협상 수단이 무위에 그쳤다는 비판을 받는다.
 
여한구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만약 현대가 정부와 사전조율하고 이를 정부의 대미 패키지 협상 수단으로 사용했다면 결과가 좀 달라졌을 수 있다"고 최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지적했다.  
 
안보 측면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일본이 지난달 말 미국에 '하나의 전구'(One Theater) 구상이라는 중대한 제안을 제안했지만 남 일 보듯 하고 있다. 이 구상은 중국을 포위하기 위해 한반도와 동중국해, 남중국해를 하나의 전쟁구역으로 묶자는 것으로 아베 신조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연상케 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연합뉴스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연합뉴스
이처럼 통상과 안보 양축에서 구멍이 숭숭 뚫린 것이 '통상의 달인' 한덕수 대행 체제에서 벌어진 일이다. 더구나 그는 경제안보를 핵심 국정과제로 삼은 윤석열 정부의 총리였다. 이는 탄핵 사태로 면피될 일도 아니다. 트럼프 집권의 태풍 효과는 탄핵은 물론 12·3 사태 이전부터 익히 예견됐다.
 
그런데 이런 세계사적 풍파 속에서 정부가 골몰한 것은 '알박기' 비판을 받고 있는 인사 문제였다. 정작 필요할 때는 형식적 권한 행사조차 거부하더니 돌연 대통령 몫으로서 헌법재판관 2명을 지명한 게 대표적이다.
 
이는 결국 헌재의 만장일치로 제동이 걸렸지만 이번엔 본인의 '인사'가 국정의 최대 불확실성으로 떠올랐다. 그는 국정 책임자로서 대선 출마 여부에는 확답 없이 오히려 출마 명분을 키우는 자가발전을 계속하고 있다. 그는 "선출된 대통령과 권한대행이 수행할 수 있는 업무에는 차이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업무의 차이는 권한의 차이에서 비롯한다. 권한이 같으니 업무도 동일한 것이다. 임명직 대통령 권한대행이 선출직 대통령까지 하겠다는 것을 어떻게 봐야 하나? 비록 대통령 중임 금지 규정과 법규상 어긋나진 않지만 국민 법 감정과는 사뭇 다르다. 12·3 내란도 따지고 보면 실패한 인사 탓이고, 인사가 만사(萬事)임을 새삼 되새긴 국민이기에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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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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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VER함께조국2025-04-29 11:45:49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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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덕수는 안정감이 있어서 좋다 술퍼마시는 놈이나 맨날 말 바뀌는 놈같은 불안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