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 USTR 대표가 기념 촬영하는 모습. 연합뉴스산업통상자원부는 15일부터 이틀동안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한국이 APEC 의장국을 맡은 것은 2005년 이후 20년 만이다.
이번 회의는 미국, 중국, 일본, 호주 등 아태지역 21개 주요 경제체의 통상장관과 WTO 사무총장, OECD 사무차장이 참석한 가운데,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이 의장으로 회의를 주재한다.
급변하는 글로벌 통상 질서 속에서 개최된 첫 다자 통상장관급 회의라는 점에서 국제적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는 이번 회의에서 △무역원활화를 위한 AI 혁신 △다자무역체제를 통한 연결 △지속가능한 무역을 통한 번영이라는 세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세션을 구성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통상 분야에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놓고 논의가 예상된다. 관세 및 통관 자동화, AI 표준 정보 공유 등이 핵심 의제로 다뤄졌으며, OECD의 요시키 타케우치 사무차장이 발제를 맡았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WTO 개혁 및 다자무역체제 복원과 관련한 논의가 있을 예정이다. WTO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APEC의 조정 기능을 강조하며 다자무역 복원의 필요성을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세션은 16일 열릴 예정으로,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가능한 공급망 구축을 주제로 역내 공조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은 개회사에서 "다자무역체제가 시험대에 오른 지금, APEC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회의가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을 해소할 소통의 플랫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16일에는 한미 간 고위급 관세 협상도 예정됐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한미 '2+2 통상협의' 이후 3주 만에 재회해 관세·비관세·경제안보 3대 분야의 중간 점검 성격의 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상은 치열하게 맞붙던 미국과 중국 관세 휴전에 들어간 이후라는 점 때문에 한국과의 협상도 어느 정도의 진전을 이뤄낼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통상 수장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주요국 간 양자회담도 활발히 이뤄질 전망이다. 미국 그리어 대표와 중국 리청강 부부장이 미·중 제네바 협상을 이끌어낸 지 얼마 안 돼 다시 만나는 만큼 미중 회담 외에도 주목도 높은 양자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