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손톱에 이유 없이 까만 줄이 생겼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부분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지만, 피부암의 하나인 악성 흑색종 역시 한 줄의 손톱줄로 시작하기도 한다. 악성 흑색종은 치료 시기를 놓쳐 다른 곳으로 전이되면 사망에도 이를 수 있는 큰 병이기에 많은 의사들은 하나 같이 입을 모아 조기 발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병이다.
DR피부과의원 방숙현 원장은 CBS 경제연구실 유튜브 <의사결정>에 출연해
"손발톱에 생긴 줄이 암과 무관한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특정한 징후를 보일 경우 반드시 병원으로 가서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렇지만 매번 생길 때마다 다 병원을 갈 수는 없으니, 집에서도 악성 흑색종을 구분할 수 있는 판별법을 알아두는 것이 효율적이다"고 강조했다.
손톱줄이 생기는 원인은 너무 다양해
손톱이나 발톱에 생기는 줄 또는 점의 원인은 다양하다. 그리고 대부분 큰 문제를 불러일으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방 원장은 "가장 흔한 줄은 세로줄인데, 이는 노화, 건조함, 자극 등으로 손톱을 만드는 공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서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러한 경우는 한 손가락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10개 손톱 전체적으로 비슷하게 나타나게 된다. 이와 반대로 가로로 줄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는 일시적으로 몸에 큰 문제가 생겼을 때가 대부분이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고열, 독감 등으로 크게 몸이 아플 때 주로 생기기 때문이다. 또 몸에 많은 무리를 주는 항암치료를 받는 경우에 생기기도 한다. 가로줄 역시 한 손가락이 아닌 대부분의 손톱에서 비슷하게 증상이 나오며 큰 문제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곳에 생기거나 변화 속도가 빠르면 흑색종 의심해야
DR피부과의원 방숙현 원장. '의사결정' 유튜브 캡처하지만 한 손톱에만 진하게 줄이나 점이 생기거나, 특히 점점 굵어지거나 색이 변화하는 줄은 주의해야 한다. 또 만졌을 때 통증이 있거나, 줄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면 악성 흑색종을 의심하고 피부과를 반드시 방문하는 것이 좋다. 악성 흑색종은 조기 발견 시 문제가 발생한 피부 조직을 잘 절개에만 성공하면 5년 생존율이 99%인 치명적이지 않은 피부암이지만, 이것이 림프절로 전이되면 60%, 장기로 전이되면 25%까지 생존율이 떨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악성 흑색종의 전조증상이 보인다면 빠르게 검사를 받고 하루라도 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의사가 없이도 진단할 수 있는 'ABCDE 법칙'
방 원장은 병원에 가기 전에 혼자서 병원 방문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ABCDE 법칙'을 소개했다. 먼저 A는 비대칭(Asymmetry)이다. 보통의 손톱줄은 중심을 기점으로 양쪽이 똑같은 직선 모양이거나 점의 경우 원 모양인 데 반해, 악성 흑색종의 경우 비대칭이며 양쪽이 일정하지 않은 형태를 띤다. B는 불분명한 경계선(Border line)을 의미하며, 악성 흑색종의 경우 줄이나 점의 경계선이 명확하지 않고 모호한 편이다. C는 불균일한 색상(Color)을 말한다. 보통의 줄과 점은 하나의 색상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악성 흑색종의 경우 하나의 색이 아닌 여러 가지 색이 섞여 있는 듯한 느낌이 나며, 일부만 진하거나 또 일부만 흐린 모습을 띤다. D는 큰 지름(Diameter)이다. 손톱의 생긴 줄의 경우 폭이 3mm 이상이면 악성 흑색종을 의심할 수 있으며, 점의 경우는 6mm 이상일 때 병원을 찾아가 보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E는 변화(Evolution)다. 악성 흑색종에서 보이는 줄과 점의 가장 큰 변화는 '모양'의 변화이다. 짧은 시기 동아 눈에 띄게 크기가 커지거나 모양이 변했거나 색이 달라졌다면 악성 흑색종일 가능성이 높다. 또' 증상'의 변화가 있을 때도 있다. 전혀 통증이 없었는데 갑자기 통증이 생기거나 신경이 쓰이는 느낌이 나면 악성 흑색종을 꼭 의심해야 한다.
가족력이 있다면 자외선, 습관 조심해야
DR피부과의원 방숙현 원장. '의사결정' 유튜브 캡처
그렇다면 흑색종은 왜 생기는 걸까?
방 원장은 가장 큰 원인으로 자외선과 유전적 요인을 꼽았다. "물론 말단에 손발톱 부위에 주로 생기는 흑색종의 경우 햇볕의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피부암에서는 여전히 자외선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며 "특히 피부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햇볕 노출을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인공 태닝과 네일아트 시 사용하는 UV 경화기도 조심할 것을 권고했다. 또 생활 습관도 역시 중요하다. 평소에 손톱이나 피부를 자주 자극하는 것도 좋지 않으며, 사마귀 등 여러 피부질환을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문제 없던 줄이나 점이 흑색종이 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기존에 손톱에 줄이 있거나 점이 있는 사람 중 혹시나 이것이 문제가 될까 봐 걱정하는 경우도 많다. 방 원장은 "손톱에 세로줄이 생겨 병원을 갔더니 암은 아니던데, 혹시 나중에 악성 흑색종으로 발전할 수도 있느냐"는 시청자 질문에 대해"지금 줄이 암이 아니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되며,
흑색종은 처음부터 악성으로 시작하는 암이기 때문에, 기존에 아무 이상이 없는 줄이 나중에 피부암으로 바뀌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기존의 줄이 사라지지 않고 너무 오래 유지되거나 변형이 생긴다면 다시 한번 검진을 받아볼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