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통일교 전직 간부 윤모씨가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씨 선물 명목으로 전달했다는 샤넬 가방 2개의 가격이 총 2천만 원대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라프사의 6천만 원대 다이아몬드 목걸이까지 합치면 윤씨가 전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된 선물의 총액은 8천만 원이 넘는다. 검찰은 이 사건 수사팀 인원을 늘리는 등 선물 행방 추적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건진법사 전씨의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박건욱 부장검사)는 윤씨가 전씨에게 건넨 샤넬백 2개의 모델명과 가격을 파악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직후인 지난 2022년 4월엔 800만 원대, 윤 정권 출범 후인 7월엔 1200만 원짜리의 가방이 전달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두 가방은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씨의 처가 쪽에서 구매해 모두 전씨를 거쳐 김씨 수행비서인 유모씨에게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두 샤넬백의 가격은 현재 시세로는 총 2700만 원대까지 올랐다.
전씨에게서 가방을 전달 받은 유씨는 각각 80여만 원과 200만 원대의 추가금을 내고 다른 샤넬 제품으로 교환하는 과정에서 추가금 일부를 자신의 신용카드로 결제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는 검찰 조사에서 이 모든 일을 자신이 유씨에게 시킨 것이라며 교환된 샤넬 제품을 돌려받은 뒤 잃어버렸다고 주장했으며, 유씨도 '전씨가 시킨 일을 했을 뿐이고 차액은 전씨가 현금으로 보전해줬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 측도 "김씨는 샤넬 가방 등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유씨가 전씨를 (김씨가 운영하던) 코바나컨텐츠 고문이었을 때부터 아는 사이였던 만큼 전씨의 사적 (교환) 심부름을 한 것으로, 그런 일은 김씨에게 일일이 얘기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전씨는 윤씨로부터 전달 받은 그라프사의 목걸이도 잃어버렸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유씨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가방 관련 영수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씨 측은 전면 부인했다. 김씨 측은 전날 "검찰이 구매영수증이나 보증서를 압수했다는 보도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반발했다. 현재 유씨 측은 검찰의 추가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김씨 측은 선을 긋고 있지만 윤씨의 샤넬 선물이 김씨의 최측근인 수행비서에게까지 전달된 점이 확인되면서 검찰은 선물의 행방을 추적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통일교 수뇌부가 김씨를 향한 로비 과정에 관여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통일교 한학자 총재를 출국금지 조치하기도 했다.
검찰은 최근 전씨 사건 수사에 인력을 충원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전날 건진법사 의혹을 수사 중인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에 검사 1명을 추가 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