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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멈추고 소외된 이들에게 빛이 되길"…사전투표 '역대급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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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기준 사전투표율 15.72%…동시간대 역대 최고치
"이렇게 사람 많을 줄 몰랐다"…오후에도 발걸음 이어져
일부 시민단체, 영상 촬영하고 인원 세며 '감시 활동'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2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용강동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2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용강동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오후, 사전투표율이 오후 4시 기준 15.72%로 동시간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저마다 새로운 대통령에 대한 희망을 품고 사전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이렇게 사람이 많을 줄은 몰랐다", "국민을 통합하는 대통령이 나오면 좋겠다"는 말이 나왔다.

"20분 기다려야"…사전투표소 종일 '북적'

이날 오전 9시쯤 사전투표소인 서울 강남구 역삼1동 주민센터 1층 앞에는 투표를 하러 온 시민 100여 명이 줄지어 서 있었다. 관내 투표자인 강남구 주민은 기다림 없이 바로 들어갈 수 있었지만, 다른 지역에서 온 관외 투표자들은 50m가 넘는 긴 줄에 동참해야 했다.
 
투표관리관은 유권자들에게 "다른 지역 분들은 여기 줄 서야 한다"고 큰 소리로 반복해서 안내했다. 유권자들이 "얼마나 기다려야 하냐"고 물을 때마다 투표관리관은 "예상보다 사람들이 훨씬 많다"며 "지금 20분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2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용강동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윤창원 기자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2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용강동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윤창원 기자
관외 투표자들은 인근 직장인들이 대부분이었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박태중(45)씨는 "본투표 날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 기회가 될 때 먼저 사전투표를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무엇보다 지난 계엄과 탄핵 정국을 보며 다음 정권에 대한 관심이 커져 투표에 참여를 빨리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은평구에서 온 윤민정(53)씨는 손등에 도장을 찍고 나와 '투표 인증샷'을 찍고 있었다. 윤민정씨는 "아침부터 사전 투표했다는 걸 주변에 알리고 투표를 독려하고 싶어서 투표를 빨리 하게 됐다"고 했다.
 
역삼동 주민인 윤이정(50)씨도 출근길에 사전투표소에 들렀다. 윤이정씨는 "오늘 사전 투표율이 높으면 투표 열기가 더 높아지지 않을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일찍 투표를 했다"면서 "관외 투표 줄에 사람이 이렇게 많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2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용강동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2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용강동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투표소로도 이른 새벽부터 유권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건물 3층에 마련된 투표소 앞에서 만난 참관인 유모씨는 "젊은 사람과 나이 든 사람이 섞여 새벽 5시 반부터 줄을 섰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의 줄이 계단을 내려가 1층까지 닿았다"면서 "출근하기 전에 투표를 하려는 사람들이 내내 이어졌다"고 전했다.

오후에도 곳곳의 투표소엔 유권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점심 시간에 서울 중구 회현동 주민센터에는 27도에 안팎의 더운 날씨에도 아이스커피를 손에 들고 투표소를 찾은 직장인 등 100여 명이 줄을 섰다.

"경제 살려주길…분열 대신 통합을…소외 계층에 빛을" 소망 담은 한 표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2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용강동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2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용강동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서울 구로구 구로5동 구로구민회관에도 아이를 데리고 나온 가족, 직장인, 노인 등이 저마다의 열망을 갖고 사전투표를 하러 찾아왔다.
 
"화가 나서 새벽 같이 나왔다"는 김용기(69)씨는 차기 대통령에 대해 "무엇보다 국민들을 잘 살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경제가 좋지 않아 소상공인들이 다 망하게 생겼다"며 "길거리에 임대라고 써 붙인 곳 천지"라고 했다.
 
출근 전에 투표하러 왔다는 김기범(53)씨도 "이번엔 꼭 바꿔야 할 것 같다"는 마음으로 투표하러 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새 대통령이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들을 위해 힘써주셨으면 좋겠다"며 "소상공인들이 요즘 너무 어렵다. 중소기업들도 대출에, 경기 악화에 문 닫는 곳들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2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용강동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기표소로 향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2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용강동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기표소로 향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내란·탄핵 국면을 거치며 심화된 정치 갈등이 해소되길 바라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아내와 아들 손을 잡고 투표소를 나오던 명수림(44)씨는 "서로 미워하고 싫어하기만 하는데, 제발 좀 이제 통합하는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제일 크다"며 "누가 됐든 간에 그만 좀 분열하고 싸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30대 여성 김모씨도 "갈등이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저열한 일이 많았는데 그런 부분이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며 "소외된 사람들에게 빛이 되는 정책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근처 학교에 자녀를 데려다주고 바로 왔다는 40대 여성 구모씨는 "이번 정권에서 잘못했던 것들을 바로잡아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제일 컸다"고 밝혔다. 그는 "사법부 같은 기득권층이 밑에 사람들은 보지 않고 자기들끼리 도와가면서 하는 일들이 화가 났다"며 "새로운 대통령이 뽑히면 제도도 바꾸고, 대법관을 늘리는 그런 것들을 차근차근 해나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투표했다"고 말했다.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2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용강동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전달받고 있다. 윤창원 기자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2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용강동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전달받고 있다. 윤창원 기자
한편 일부 투표소에서는 부정선거를 감시한다는 목적으로 출입구 앞을 지키는 시민단체도 있었다. 역삼1동 주민센터 앞에는 3명이 '사전선거 투표소 국민감시 집회'라는 문구를 적어놓고 영상을 촬영하며 수동계수기로 출입 인원을 세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투표관리관은 "아직 아무런 (특별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했다.
 
앞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의 변호인이 주도하는 시민단체 '클린선거시민행동', 황교안 대선 후보가 최근까지 대표로 있던 '부정선거부패방지대' 등은 사전투표 감시 활동을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사전투표는 다음 날까지 이틀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사전투표에 참여하려면 본인임을 인증할 수 있는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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