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수출. 연합뉴스우리나라 2대 수출 품목 중 하나인 자동차가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 방침에 따라 지난달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부품업체 등 업계 전반으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수출은 작년 동기 대비 4.4% 감소한 62억 달러로 집계됐다.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으로의 수출은 18억 4천만 달러로 무려 32.0% 급감했다. 트럼프 자동차 관세가 발효됐던 지난 4월 대미 자동차 수출 감소율(19.6%)보다 10%포인트(P) 이상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에 따른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부터 수입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했고, 지난달부터는 자동차 부품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이에 현지 재고 소진에 집중하고, 미국으로의 수출량을 줄이면서 이러한 수출 감소로 이어졌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 분석이다.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 한국GM의 대미 수출 비중이 지난해 기준 각각 54%, 28%, 85%에 이르는 상황에서 2~3개월에 불과한 현지 재고분에 의존할 수 있는 시기는 이제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국내 완성차 1·2위 업체인 현대차·기아는 현지 생산 비중을 확대하는 동시에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현대차 앨라배마공장(33만대)과 기아 조지아공장(35만대)을 풀가동하고, 최근 준공된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연산 규모를 50만대로 늘려 현지 생산 대수를 작년 미국 판매량(171만대)의 7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선 전기차 공장으로 고안됐던 HMGMA에 하이브리드차 혼류 생산체제를 갖춰야 하고, 부품 조달 등의 문제도 해결해야 해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이 인용한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르면 다음 주부터 모든 모델의 권장 소매 가격을 1% 인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4월 초 이번 달 2일까지 두 달간 모든 라인업의 권장 소매가를 올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가격 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미국 현지 판매는 줄어들 수밖에 없어 수출에는 더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국내 자동차 공장에서는 생산 감소 징조까지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울산 1공장 2라인의 휴일 특근을 취소하는 등 전기차 생산을 줄이고 있다.
관세 장기화하면 피해가 완성차업체에 더해 부품업체까지 확산할 수 있는 만큼, 국내 자동차 업계는 한미 간 관세 실무 협상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이날 발표된 5월 수출입 동향에서 미국으로의 자동차 부품 수출은 작년 같은 달 대비 8.3% 줄어든 4억 3천만 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