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일 오후 서울 은평구 연신내역 앞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6·3 대선을 하루 앞둔 2일,
국민의힘은 자당 김문수 대선 후보의 '이재명 추격세'가 지속되면서, 본 투표일 지지자들이 결집하면 역전이 가능한 '골든크로스' 구간에 진입했다는 자체 분석을 내놨다.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단 신동욱 단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 하루종일 경기도와 서울의 김 후보 유세를 같이 따라다녔다"며 "전체적인 판세를 숫자로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골든크로스'에 진입했다고 저희는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29~30일 사전투표 때는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의 투표율이 매우 높았지만, 본 투표인 3일에는 김 후보 지지층이 많은 TK(대구·경북) 등에서 대대적 투표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 후보가 이날 아침 제주를 시작으로 부산, 대구, 대전을 차례로 찍고 서울로 돌아오는 '경부선 라인 유세'도 이러한 지지층 막판 결집을 위한 동선이라는 설명이다. 신 단장은 "지지자 분들이 마지막까지 투표장에 얼마나 많이 나오시는가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것"이라고 짚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장남, 배우자 김혜경씨 등 '가족 도덕성 논란'이 재점화된 것도 호재로 보고 있다. 이재명 후보 아들이 과거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것으로 의심되는 성폭력성 댓글과 김씨의 '법인카드 유용의혹' 관련 판결 등을 가리킨 것이다.
신 단장은 "최근 2주간 이재명 후보 본인은 물론, 가족 전체의 비도덕적 문제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매우 커졌다"며 "과거 많은 대통령의 가족 문제로 큰 어려움을 겪었던 것처럼 이제는 가족도 충분한 검증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데 국민적 인식이 커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김 후보는 신 단장 본인이 언론인일 때부터 30년간 취재해 왔지만 "이렇게 네거티브할 것이 없는 후보는 처음 봤다. 가족 등에 대해 2주 정도 검증할 시간이 있었지만 '파도파도 미담'(파파미)이라는 얘기가 정치적 캠페인이 아닐 정도"라고 자찬했다.
의회 다수당인 민주당이 행정권까지 쥘 경우, '3권 분립'이 와해될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한 유권자들의 공감대도 제고됐다고 봤다. 이는 국민의힘이 선거운동 과정에서 가장 주력해 홍보한 지점이기도 하다. 신 단장은 "민주당이 집권했을 경우, '괴물 독재'가 탄생할 우려가 높다는 부분에 대해 국민들이 2주 사이 많이 주목하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1일 서울 연신내역 주변에서 열린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유세장에서 지지자들이 김 후보를 응원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당초 압도적 '이재명 독주 체제'였던 판세가 다소 흔들리기 시작하자,
조급해진 민주당이 선거가 임박한 상태에서 뒤늦게 새로운 네거티브 공세에 나섰다고도 주장했다.
보수성향 단체인 '리박스쿨'의 댓글 여론조작 의혹도 같은 맥락이라는 취지다.
신 단장은 "이재명 후보는 방송 토론에서 난타당하면서도 새로운 이슈를 제기하는 데 굉장히 소극적이다가 갑자기 그저께 리박스쿨을 들고 나왔다"며 "저도 관련 보도를 다 읽어봤는데 도대체 이게 김문수 후보와 무슨 상관이 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댓글 조작을 언제, 어떻게, 얼마나 했다는 것인지, 이 사람들이 왜 우리 당과 관련이 있다고 확신하는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앞서 조정훈 의원이 리박스쿨의 국회 기자회견을 주선한 점 역시 이 단체의 활동 내역을 다 세세히 알아서 지원해준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신 단장은 이에 대해 "과거 3년 전 대선에서 선거 사흘 전 녹취록을 보도해 막판 대선을 흔들었던 그 매체가 했던 것을 이재명 후보가 그대로 받아서 하는 것 아닌가"라며
"이재명 후보의 아들 문제나 유시민 작가의 '여성노동자 폄훼 발언'의 물타기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거듭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으나, 리박스쿨의 예전 홍보영상에 김 후보가 등장하는 등 후보와의 연관성은 일정 드러난 게 아니냐는 지적에는 "'관련성'이라는 표현은 민주당의 프레임"이라고 반박했다.
신 단장은 "김 후보가 그 대표란 분을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로 아는지는 제가 확인하지 못했다"면서도 "설사 안다고 해도,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이 나 모르게 무슨 짓을 하게 되면 그 책임을 후보가 지는 건가. 그건 아니지 않나"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민주당은 '댓글 조작이 내란'이라고 주장하는데,
댓글조작의 원조는 민주당이다. 이게 내란이라면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드루킹 사건'은 유죄를 받은 국가 전복"이라고도 했다. 신 단장은 "민주당이 그랬으니 우리가 그래도 된다는 게 아니다"라며 민주당이 "그 정도로 심각하게 댓글 조작으로 대선을 망가뜨려 놨지만 이것(리박스쿨 의혹)은 아무런 증거가 없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아울러 리박스쿨 의혹을 계기로 또다시 김 후보의 정치성향이 주목받는 점을 의식한 듯 "김 후보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좋아한다. 대한민국을 세운 분들이라 생각한다. 두 사람이 잘한 것을 알리자는 운동"이라며 "그에 대해 호감을 갖는 것이 뭐 잘못됐느냐"라고 말했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찬양하는 역사교육을 명분으로 삼아 '자손군'(댓글로 나라를 구하는 자유손가락군대)이란 명칭의 여론조작팀을 조직, 운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