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핵 과학자 등의 장례식에서 이란 주민들이 이스라엘과 이란의 국기를 태우고 있다. 연합뉴스이스라엘과 휴전으로 12일간 이어지던 전쟁의 포성은 멈췄지만, 이란 내부는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란 정권이 체제 결속을 위한 내부 숙청에 돌입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전쟁 이후 이란인들의 삶이 '표적 단속'과 '처형', '간첩 몰이' 등으로 점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 당국은 테헤란 전역에 검문소를 세우고 이스라엘을 도운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들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특히 야당 인사나 반체제 인사 등에 대해 표적 단속을 벌이는가 하면, 주민들에게 이웃이 간첩인지 감시하라는 지시도 내리고 있는 실정이다.
무장한 경찰은 거리를 순찰하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휴대전화나 컴퓨터 등을 무작위로 수색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까지 경찰과 정보당국이 시민 수백 명을 체포했고, 매일 더 많은 사람을 잡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소 6명이 처형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앰네스티는 지난 2주 동안 1천 명 이상의 시민이 이스라엘을 지원했다는 혐의로 구금됐다고 밝혔다.
이란 정권이 이같이 내부 단속에 열을 올리는 데에는 이스라엘의 공습 배경에 내부의 조력이 있었다고 의심하기 때문이다.
프랑스 주재 이란 대사 모하마드 아민-네자드는 "이스라엘이 (이란) 내부에서 사람들을 모집해 침투를 계획했다"며 "눈앞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실제 이스라엘은 이란 깊숙이 침투해 방공망을 무력화하고 주요 인사들을 사살했다. 핵 과학자와 고위층이 많이 거주하는 테헤란 북부 지역이 주요 표적이 됐다.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이란의 반정부 인권 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는 이란 정권이 체제 유지를 위해 어떤 일이든 할 것이라며 "이란인들의 상황은 전쟁 전보다 위험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