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9일 서울 종로구 쪽방촌에서 더위를 피하고 있는 한 주민을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모습. 온도가 높은 곳은 붉게, 낮은 곳은 푸르게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폭염이 이어지면서 '쪽방촌' 주민들이 힘겨운 여름나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주민의 건강과 안전을 상시 점검하고 위급상황 발생 시 즉시 대처하는 '생활밀착형'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최근 5년 6개월간(2020년 1월~2025년 7월) 민원정보분석시스템에 수집된 '여름철 쪽방촌' 관련 민원 199건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의견이 많았다고 11일 밝혔다.
올해 7월 상순 기온이 기상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폭염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달 초 현재까지 접수된 관련 민원은 총 46건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36건을 넘어섰다.
'여름철 쪽방촌' 관련 민원으로는 주민 위급상황 확인·대응체계 구축, 실내외 방역, 무더위쉼터 확대, 쓰레기 불법 투기 개선, 침수·화재 대비 안전 관리 강화 등이 많았다.
특히 쪽방촌 내 얽히고설킨 전선으로 인해 화재나 폭우 시 감전 사고 위험이 있다며 개선을 요구하는 민원도 있었다.
에어컨을 지원받더라도 전기요금 걱정으로 활용을 못 해 선풍기나 쿨매트를 지원해 달라거나, 노면에 물을 뿌리고 무더위 쉼터를 늘려달라는 요구도 있었다.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된 9일 서울 영등포 쪽방촌 골목에서 한 주민이 부채질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권익위는 이번 민원 분석 결과를 전국 지자체와 보건복지부 등 관계기관에 공유해 폭염 대비 조치에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했다.
유철환 권익위원장은 "폭염은 단순한 자연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쪽방촌 거주자와 같은 취약계층에는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권익위는 이날 서울역 쪽방상담소를 방문해 고충을 듣고 여름나기 물품 확충을 위한 후원금을 지원한다.
권익위 박종민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상담소를 방문해 상담소장과 주민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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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부위원장은 "올해는 특히 장마 기간이 짧고 심한 무더위가 예상돼 열악한 거주환경에 놓인 쪽방촌 주민의 건강과 안전이 악화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이날 접수한 고충 민원을 전담 부서에 맡겨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