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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파 빠지니 팬도 떠났나' 동아시안컵 텅 빈 관중석…흥행 참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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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중국 남자부 경기 10분 전 기자석에서 바라본 관중석. 김조휘 기자한국-중국 남자부 경기 10분 전 기자석에서 바라본 관중석. 김조휘 기자
6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이 흥행 참패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9일까지 대회 남녀 1차전 4경기가 치러진 가운데, 총 6229명의 관중이 입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당 평균 관중이 2000명도 채 되지 않는 셈이다.

최다 관중은 지난 7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중국의 대회 남자부 개막전으로 4426명에 불과했다. 약 3만5천명을 수용하는 경기장 분위기가 조용하다 못해 썰렁할 정도로 관중이 적었다.

스타 선수들의 부재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동아시안컵은 A매치 기간에 열리는 대회가 아니라서 해외파 차출이 어렵다.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유럽파 선수들을 볼 수 없는 이유다.

경기장에서 만난 축구 팬 김모(53)씨는 "6년 전 대회 때도 마찬가지였다. 해외파는 의무 차출 기간이 아니라서 오지 못했는데, 아무래도 그 부분이 영향이 큰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김씨의 말처럼 2019년 부산에서 열린 대회는 평균 관중 7030명으로 흥행에 실패했다. 2022년 일본 대회 역시 평균 관중 6396명으로 감소해 이번 대회에서도 하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동아시안컵 첫 경기 승리한 대한민국. 연합뉴스동아시안컵 첫 경기 승리한 대한민국. 연합뉴스
최근 지속되는 고온다습한 날씨의 영향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30도를 넘는 무더위에 습도도 높아 팬들이 선뜻 경기장을 찾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불편한 교통도 흥행 부진의 요인으로 꼽힌다. 용인미르스타디움은 주요 상권과 멀리 떨어진 외곽에 위치해 접근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또 주요 교통수단인 경전철은 내부가 협소해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서울 강북구에서 버스를 타고 온 김모씨는 "3시간 걸렸다. 멀다는 걸 알고 왔지만, 처음 오시는 분들은 당황하셨을 것 같다"고 했고, 인천 연수구에서 온 권모(30)씨는 "운전해서 왔는데 2시간 넘게 걸렸다. 경기장 내 주차도 불가능해서 경찰관의 안내에 따라 길가에 세우고 왔다"고 말했다.

용인에 사는 김모(45)씨도 "주변 교통이 좋지 않다. 인근 주자창에 주차하고 걸어오시는 분이 많은 것 같더라"며 이들의 고충을 공감했다.

중국과 비긴 여자 축구. 연합뉴스중국과 비긴 여자 축구. 연합뉴스
경기장 탓만 할 수는 없다. 지난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한국과 중국의 여자부 경기 관중 수는 923명으로 더 처참한 흥행 성적을 보였다. 하지만 이는 한국-중국 남자부 경기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관중 수다.

여자축구를 향한 관심 부족이 여실히 드러난 숫자다. 이미 예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리그 규모, 선수 숫자, 중계권 등 시장 규모 자체가 남자 축구에 비해 턱없이 작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 간의 경기에서도 흥행 부진은 불 보듯 뻔했다. 일본-홍콩 남자부 경기와 일본-대만 여자부 경기 관중 수는 각각 687명, 193명에 불과하다.

대한축구협회는 급하게 자구책을 마련했다. 동아시안컵 입장권을 예매한 팬들을 대상으로 '감사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11일 밝혔다. 오는 10월 국내에서 개최되는 남자 대표팀의 파라과이 평가전 입장권 할인 혜택을 주기로 한 것이다.

한편,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에는 홍콩, 15일 오후 7시 24분에는 일본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맞붙는다. 신상우 감독이 지휘하는 여자 대표팀은 13일 오후 8시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일본, 16일 오후 7시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대만을 차례로 상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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