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다자 안보 협의체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 남북을 비롯한 당사국 간 대화 재개를 촉구하는 취지의 의장성명이 채택됐다.
특히 한·미·일·중·러 등이 참석하고 북한은 처음 불참한 이번 ARF 의장성명에서는 지난 3년 간 이어졌던 북핵에 대한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표현이 'CD(완전한 비핵화)'로 대체됐다.
ARF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11일 발표한 의장성명에서 "이번 회의는 최근 한반도 정세에 우려를 표명하고 비핵화된 한반도의 지속 가능한 평화와 안정을 실현하기 위해 관련 당사국들 간 평화적 대화를 재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에 따른 긴장 고조에 우려를 표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특히 ARF는 "북한이 관련된 모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sation)를 끌어내기 위한 국제 사회의 노력을 주목했다"고 했다.
북한이 그간 반발해왔던 'CVID' 대신, 보다 낮은 수위의 'CD'로 표현이 바뀐 것이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관계 개선을 지향하는 한국 정부의 정책 방향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에는 의장성명 발표까지 최소 2~3일이 걸렸지만, 이번에는 당일 발표돼 문안 협상 과정에서 큰 마찰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ARF는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해서는 "남중국해에서 평화·안보·안정·안전·항행과 비행의 자유를 유지하고 증진하는 것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며 "남중국해가 평화와 안정, 번영의 바다로 유지되는 것이 주는 이점을 재인식했다"고 밝혔다.
ARF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주권, 정치적 독립, 영토 완전성을 존중한다는 뜻을 재확인하고 유엔 헌장·국제법 준수를 거듭 촉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