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 연합뉴스우원식 국회의장은 12·3 내란사태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굉장히 오래 전부터 비상계엄을 준비한 것으로 직감했다고 회상했다.
우 의장은 1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계엄 후 첫 언론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히고 "그래서 (계엄 해제 표결에서) 절차를 준수하는 게 굉장히 필요했다"고 밝혔다.
우 의장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우 의장이 당선됐을 때 축하 전화를 건네는 관례를 깼고 다음 날 현충일 행사장에서 만났을 때도 악수만 하고 지나쳤다고 한다.
우 의장은 "축하한다는 소리도 않고 알은체를 안 하고 국회를 완전히 무시하는 구나(하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리고 제 생일에 카드가 왔는데 '국회의장'이 아니라 '우원식 국회의원님 생일 축하합니다'라고 왔다"며 "용산이 국회에 대해 신경을 완전히 끊고 있던 것"이라고 말했다.
우 의장은 이후 윤 전 대통령 전화번호를 공식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대통령 비서실 쪽에 요청했지만 '알려줄 수 없다'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아울러 윤 전 대통령이 22대 국회 개원식이나 예산 시정연설에 참석하지 않았을 때 "이건 국회 무시를 넘어 국민을 무시한 것이다. 매우 잘못됐다"고 질타했었다며 "이후 비상계엄을 맞이하는 순간 '이거 하려고 그랬구나'하고 깨달았다고 한다.
우 의장은 이어 "국회의장을 보면 '저 사람은 내가 조금 이따 잡아넣을 사람'이라고 생각하니까 인사할 필요도 없었던 것 아닌가 (생각했다)"며 "6개월 이상을 준비한 거기 때문에 절차를 조금이라도 잘못했다가는 트집 잡아 무효시키든지 제2차 계엄을 하든지 이럴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기억했다.
우 의장은 또 윤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특검 소환에 응하지 않는 데 대해 "자기가 책임질 부분은 부하들에게 넘기지 않는 게 지도자가 하는 일 아니냐"며 "매우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