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은 15일 권오을 국가보훈부장관 인사청문회에서 권 후보자가 자당 전신인 한나라당 출신임을 겨냥해 "꿀 발린 곳만 찾아 다니면서 꿀 빠는 인생"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과거 진보진영에서 보수진영으로 옮겨 가더니, 이번 6·3 대선에서는 다시 '이재명 지지'로 돌아서며 대세에 편승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후보자는 통합민주당(소속)으로 의원이 되신 후 우리 당인 신한국당 쪽에 오셔서 3선까지 하셨다"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셨고 우리 당 (의원)이 국회의장일 때 장관급인 사무총장도 하셨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이번에 또 당을 바꿔서 이재명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전문성도 없는 보훈부장관 시켜준다니까 얼른 나서게 되지 않았나. 대표적 '보은 인사'로 언론 등에서 얘기가 나온다"며
"시쳇말로 꿀 발린 데만 찾아 꿀 빠는 인생이란 비아냥도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말했다.
이에 권 후보자는 "안 그래도 기사에서 봤다.
'그렇게 또 생각하시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호랑이는 굶어도 풀을 뜯지 않는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건 풀이 아니고 풀뿌리까지 먹어치우는 것 같아서 참 바라보기가 힘들다"고 재차 공격했다.
권 후보자는 제15대 총선 당시 통합민주당 소속으로 경북 안동에서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하지만 이후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옮겼고 16·17대 의원을 지냈다.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선 보수 인사로는 이례적으로 이 대통령 지지를 선언해 주목을 받았다.
대통령실은 그를 보훈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서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란 보훈의 의미를 살리고 국민 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은 이에 대해
"얼마나 보훈 전문성이 없으면 '국민 통합'을 (인선 배경으로) 얘기했겠는가"라며 공세에 나섰다.
권 후보자가 이번 대선에서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박 대통령·육영수 여사께 물으니 이번에는 이재명이라고 하셨다'는 연설을 한 점도 도마에 올랐다. 추 의원은
"(관련 기사에) '언제 무속인이 됐나', '저렇게 한자리하고 싶을까' 등의 댓글들이 많더라. 영혼까지 끌어들인 보훈장관 후보자 아니냐는 지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양수 의원은 또 "지난 2008년 정운천 농식품부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농해수위 위원장이었던 후보자는 '후보자의 도덕성, 준법성 그리고 책임성을 검증함과 동시에 적격인 인물인지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청문회 제도'라고 하셨다. 아주 딱 맞는 말씀"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번에 후보자 인사청문 감사를 진행하다 보니 선거 보전비용을 미반환하고 급여를 쪼개기로 받고, 논문을 표절하는 등 많은 의혹 제기로 '먹튀', '지식도둑', '홍길동', '분신사바 후보자' 등 많은 별명을 언론으로부터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책 검증 이전에 도덕성과 준법성에 상당히 문제가 많다고 생각하는데 본인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후보자라고 생각하나"라고 반문했다.
이에 권 후보자는
"그 지적에 대해서는 충분히 제가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자세를 낮췄다. 또한 "단지 선거 보전비는 3억 6천만 원 중 당시 9천만 원을 바로 반납했다. 근래 들어와 지켜보던 집사람이 딱하다면서"라고 부연하자 이 의원은 "무슨 말인지 알겠다"며 답변을 잘랐다.
앞서 권 후보자는 지난 2021년 대법원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국민의힘은 권 후보자가 당시 경북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약 2억 7400만 원을 반환하라는 명령을 받았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고 해당 금액을 전액 채무액으로 신고했다고 지적했다. 확정 판결에도, 국민 혈세를 돌려내지 않았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