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령산 전망대 조감도. 대원플러스그룹 제공부산시가 황령산 정상에 전망대와 케이블카 조성사업에 대해 실시계획인가를 하면서 20여년간 표류한 황령산 개발계획이 속도가 날 전망이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가 광범위한 자연파괴를 우려하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부산시는 16일 황령산 유원지에 전망대와 케이블카를 조성하는 사업의 실시계획인가를 확정, 고시했다. 이 사업은 황령산 정상에 봉수대를 본뜬 높이 125m 규모 전망대를 조성하고, 전망대와 부산진구 전포동 황령산 레포츠공원을 잇는 길이 539m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게 골자다.
사업을 추진 중인 대원플러스그룹은 전망대에 360도 파노라마 전망창, 봉수대 역사문화 전시관, 미디어아트 시설로 채울 계획이다. 계단식 구조와 옥상녹화 등 친환경 설계를 적용해 정상부 자연경관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전망대 건설에는 약 4년~4년 2개월, 케이블카 설치는 2년~2년 4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추산됐다.
대원플러스그룹은 구조굴토심의, 토석채취허가 신청 등 본격 착공전 사전 작업을 마무리 중이다. 이르면 내년 초 착공할 것으로 보인다. 또 지역 방송사 송신탑의 전파 간섭 문제도 어떻게 해결할지 논의 중이다.
대원플러스그룹은 총사업비 2조2천억원을 투입해 황령산 유원지 일대를 랜드마크로 조성할 계획을 추진 중이다. 1단계 케이블카에 이어 전망대와 부산 남구 스노우캐슬을 잇는 길이 2.2㎞ 케이블카를 추가로 조성하기 위한 재심의 신청 절차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대원플러스측은 종합개발이 끝나고 개장하면 직·간접적인 고용창출 효과가 4만 6659명일 것으로 내다봤다.
황령산 개발사업은 지난 20여년간 예산 확보의 어려움과 시민사회단체의 반대로 '올스톱' 상태였다. 부산시는 2004년 아시아 최고 높이의 아시아드타워 건립을 계획했지만 백지화됐다. 이후 2012년, 2017년 두차례 황령산 종합관광개발계획을 수립해 전망대를 설치하려고 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이후 부산시는 대규모 민간투자 유치를 통해 재정 부담을 더는 방식으로 사업을 재추진했다. 지난 4년간 도시공원위원회 자문,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환경영향평가, 교통영향평가, 건축심의 등 절차를 밟았고 이날 고시됐다.
최삼섭 대원플러스그룹 회장은 "해안과 산, 도심 경관을 모두 아우르는 세계적인 수준의 관광자원을 만들어 부산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관광·레저산업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부산지역의 많은 시민사회단체가 '부산의 허파'로 불리는 황령산 개발에 반대하고 있다. 황령산지키기범시민운동본부 등은 산 정상에 인공 구조물이 들어서면 경관훼손과 광범위한 자연 파괴가 이뤄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특히, 조명으로 야행성 맹금류 서식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