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희숙 신임 혁신위원장.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나경원·윤상현·장동혁 의원을 '인적 쇄신 1호'로 지목하며 거취 표명을 요구했지만, 당사자들은 즉답을 피하거나 유감을 표시하며 반발했다.
윤 위원장은 16일 오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와의 단절에 저항하고 당을 탄핵의 바다에 밀어 넣고 있는 나경원, 윤상현, 장동혁 의원과 송언석 원내대표는 스스로 거취를 밝혀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실명을 언급하며 인적 쇄신 대상자를 공개 지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윤상현 의원과 장동혁 의원은 12·3 내란을 옹호하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퍼뜨리고 있는 전한길씨를 불러 토론회를 열었고, 송언석 비대위원장은 윤 의원 주최 행사에 참석했다. 나 의원은 윤 혁신위원장이 최근 발표한 혁신안을 두고 "갈등과 분열을 되풀이하는 자충수"라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윤 위원장은 "광화문 광장 세력을 당의 안방까지 끌어들이는 것은 병든 당의 숨통을 조르는 것"이라며 "극악한 해당 행위"라고 강도 높게 질타했다. 그러면서 "인적 쇄신 1차분이다. 이들은 스스로 거취를 밝혀라"라고 요구했다. 차기 총선 불출마나 탈당 등의 행동에 나서라는 것이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즉각적인 거취 표명 없이 에둘러 반박했다.
송 비대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절차적으로 혁신 방안은 혁신위 안에서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쳐 의결하면 비대위에 보고되고, 비대위에서 최종 혁신 방안이 확정된다"며 "정확한 내용이나 과정, 취지에 대해 듣지 못했고 어떤 상황인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다만 논란이 된 행사 참석과 관련 비판에는 "전혀 공감이 안 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런 모임이라면 다시는 윤상현 의원 주관 행사에는 가지 않겠다'고 얘기했다"며 "우리 당은 이번 행사와 직접적으로 연관 없다는 점 다시 한번 밝힌다"고 선을 그었다.
윤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당을 살리고 무너진 보수를 다시 세우기 위해 저는 언제든 기꺼이 희생할 준비가 돼 있다"며 "정말로 당과 보수 재건을 위한 혁신이라면 저를 먼저 혁신위로 불러달라"고 적었다.
그는 "누구보다 당을 사랑하고 누구보다도 정의로움을 외쳐왔다"며 "당과 보수 재건을 위한 혁신이라면 그 어떤 희생도 두렵지 않다"고 했다.
장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윤 위원장은 무작정 여기저기 다 절연하자고 한다. 국민의힘마저 절연하면 그분들은 누가 지켜줄 것인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 때는 도와달라 사정하고, 선거 끝나면 내쫓고, 소금 뿌리고, 문 걸어 잠그고, 얼씬도 못 하게 한다. 그리고 그것을 '혁신'으로 포장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지금 거취를 표명해야 할 사람은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라며 "윤 위원장의 오발탄으로 모든 것이 묻혀버렸다"고 맞받았다.
한편 나 의원은 이날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