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박찬대 당대표 후보가 16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열린 TV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차기 당대표를 뽑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역대급 호우 피해에 주말로 예정됐던 지역 순회경선을 취소하고 온라인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
그러자 박찬대 후보는 아예 선거 일정을 중단하자고 요구했다. 반면 정청래 후보는 "차라리 일주일 당겨서 원샷 경선을 하자"고 제안했다. 둘 모두 폭우 피해를 앞세우고 있지만, 각자 자신에게 유리한 선거 일정·방식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찬대 후보는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삶보다 우선하는 정치는 없다. 충청, 호남, 영남에 200년 만의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며 "이재명 정부 집권 여당의 첫 당대표 후보로서 이런 상황에서도 선거 일정을 그대로 진행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 심각하게 문제 제기를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충청, 호남, 영남의 대의원, 권리당원들은 투표에 참여할 마음의 여유조차 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당대표 선거를 일정대로 진행하는 것은 책임 있는 집권 여당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들께서 폭우와 싸우고 있다. 집권 여당도 국민과 함께 폭우와 싸워야 한다"며 "자칫 선거에 매몰돼 있다는 비판으로 집권 여당이 대통령과 정부에 부담을 드릴 수도 있는 상황임을 십분 고려해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과 지도부에 폭우가 그치고 피해 복구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을 때까지 당대표 선거 일정을 중단해 주실 것을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촉구했다.
그러자 정 후보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차라리 일주일 당겨서 빠른 원샷 경선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지역 순회 경선 방식으로 19일 충청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아 8월 2일 마무리된다. 이 일정을 앞당겨서 하자는 취지다.
정 후보는 "코로나19 재난 때처럼 오프라인 경선으로 하지 말고 온라인으로 경선을 하고, 온라인으로 하면 원샷 경선도 가능하다"라며 "한창 진행 중인 경선을 중단하면 큰 혼란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예 8월 2일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충청권, 영남권은 이미 투표가 진행됐으니 당에서 결정한 대로 내일, 모레 예정대로 온라인으로 진행해 주시라"며 "다음 주 예정된 호남권, 경기·인천, 그 다음 주 예정된 서울·강원·제주는 다음 주에 한꺼번에 몰아서 원샷으로 빨리 경선을 끝내고 수해복구에 나섰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삶을 먼저 생각하자는 박 후보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그러니 우리의 숙제를 일주일이라도 빨리 당겨서 끝내고 수해 복구에 전념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현역 의원 등 지역위원장 세력이 많은 박 후보 입장에선 현장 동원력 등 오프라인에서 강점이 있는 반면, 정 후보는 당심에서 우세를 보이는 등 온라인에서 강점이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유불리에 따라 신경전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