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부 장관이 21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서희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만료일이 열흘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가 '패키지 딜'을 위한 막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조현 신임 외교부장관도 취임과 동시에 방미 일정을 조율하며 미국과의 협상에 동참한다.
조 장관은 21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다른 협상에 직접 관여해온 부처의 장관들이 (미국에)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종합적으로 가장 적절한 시기를 미측과 협의하고 있다"며 미국 방문 계획을 밝혔다.
조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도 "장관으로 취임한다면 다음 주라도, 또는 가장 빠른 시일 내에 미국을 방문해 마지막 협상에 기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11일 만에 다시 미국으로 출국했고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방미에 나서는 가운데, 조 장관 또한 이달 중으로 미국을 찾아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대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외교소식통은 "지금은 탐색전을 끝내고 서로 교환할 카드와 숫자가 조율되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부처를 막론하고 총력전에 들어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막판 협상의 관건은 패키지딜의 구체적인 카드다. 양국은 관세·비관세 장벽을 포함한 통상협상과 안보 현안을 테이블에 모두 올려놓고 일괄적으로 논의하는 패키지딜 합의를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조 장관은 패키지 딜에 대해 "좋은 협상전략"이라고 말한 바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
조 장관은 그러면서 관세협상과 관련한 외교부의 역할을 언급했다. 그는 "외교적 관점에서 미래의 한미동맹을 발전시켜 나가야 될 외교부가 거시적인 시각으로 패키지딜을 살펴보고 의견을 제시해 미측과 함께 윈윈의 방안을 찾아낼 것"이라며 "협상 경험에 비추어보면 관세협상은 제로섬 게임이 아닌 윈윈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간 대통령실과 통상당국이 전면에서 협상을 진행해왔지만, 패키지딜을 위한 외교부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통상뿐 아니라 '동맹 현대화'에 따른 국방비 인상 등의 협상카드도 고려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늦어지고 있는 한미정상회담 일정도 구체화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5~29일 스코틀랜드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한미 정상간 대면은 이르면 다음달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관세협상 타결 시한에 맞춰 한미정상회담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은 "미국으로서도 관세 문제를 한국뿐 아니라 여러 나라들과 협상하고 있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개인 일정도 있어서 늦어지는 것"이라며 "정상회담 일정이 잡혀나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