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경문 감독이 23일 두산과 원정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마친 뒤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노컷뉴스'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한화-두산의 시즌 11차전이 열린 23일 서울 잠실구장. 경기 전 한화 김경문 감독은 폭염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취재진 인터뷰에 나섰다.
그러면서도 표정은 밝았다. 팀이 10연승을 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는 전날 문동주의 6이닝 9탈삼진 무실점 역투와 노시환의 결승 홈런 등으로 2 대 1로 이겼다.
무려 40년 만에 단일 시즌 2번째 10연승이다. 한화는 지난 4월 26일 kt와 대전 홈 경기부터 5월 11일 키움과 고척 원정까지 12연승을 달린 이후 다시 10연승을 거뒀다. 1985년 삼성(13연승, 11연승) 이후 역대 2번째 대기록이다.
김 감독은 "2번째 10연승을 한 줄도 몰랐다"고 짐짓(?) 시치미를 떼는 듯했다. 그러면서 "만약 순위 싸움이 걸려 있었다면 알았을 텐데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고 서둘러 해명했다.
한화의 질주는 뜨겁다. 에이스 코디 폰세(12승), 라이언 와이스(10승) 외인 최강 원투 펀치에 전날 8승을 거둔 문동주, 류현진(6승)까지 막강 선발진을 자랑한다. 여기에 신세대 마무리 김서현(23세이브)과 24홀드를 합작한 한승혁, 박상원 등 불펜진도 튼튼하다.
타선도 시즌 중반 이후 힘을 내고 있다. 시즌 초반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던 한화는 최근 노시환, 채은성, 문현빈에 대체 선수로 정규직을 꿰찬 루이스 리베라토까지 맹타를 펼치고 있다.
노시환은 전날 2회 결승 1점 홈런을 날렸고, 침체에 빠졌던 이적생 심우준까지 9회 쐐기 홈런을 터뜨렸다. 김 감독은 "노시환이 중요한 순간 홈런을 쳐줬고, 심우준이 9회 홈런을 날릴 줄 몰랐는데 터졌다"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22일 두산과 원정에서 2 대 1로 이겨 10연승을 질주한 한화 선수들. 한화 이글스김 감독은 그러면서 역대 3번째 10연승을 달성한 사령탑이 됐다. 공교롭게도 한화 지휘봉을 잡았던 김응용(5회), 김성근 전 감독(4회)의 뒤를 이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들뜨는 상황을 경계했다. 김 감독은 "아직 1위가 확정된 게 아닌 만큼 연승은 잊고 오늘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김 감독은 앞선 '김 감독들'과 달리 KBO 리그 우승 경험이 없다. 베이징올림픽에서 9전 전승 금메달 신화를 이끌었지만 국내 리그에서는 두산과 NC 시절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다. 경계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올해야말로 김 감독이 무관의 한을 풀 절호의 기회다. 김 감독은 "무더위에 건강을 잘 챙기느냐"는 질문에 "선수들이 연승을 해주는 것이 최고의 보약"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2005년 두산 감독으로 사령탑을 시작한 김경문 감독이 올해 20년 만의 우승을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