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연합뉴스순직해병 특검팀이 오는 31일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다고 29일 밝혔다.
정민영 특검보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2023년 8월 2일 해병대 수사단이 경찰에 이첩한 채상병 사건 초동조사 기록을 국방부 검찰단이 회수했는데, 이 전 비서관은 사후조치 과정에서 국방부 관계자와 긴밀하게 소통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전 비서관은 2023년 8월 2일 해병대 수사단이 임성근 전 사단장 등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로 적시한 채상병 사건 초동조사 기록을 경북경찰청에 이첩하자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과 수시로 통화하면서 사건 기록 회수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29일 업무상과실치사상 사건 신속 결정 요청서 제출을 위해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특검을 방문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들의 항의를 받으며 출입문으로 향하고 있다. 이날 임 전 사단장은 특검 사무실에 출입하지 못하고 문 앞에 나온 직원에게 서류만 제출한 뒤 발길을 돌렸다. 박종민 기자정 특검보는 "사건 기록 회수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없었는지 여부 역시 중요한 조사 대상"이라며 "이 전 비서관과 관련해 이 부분을 주로 조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당시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파견 근무했던 했던 박모 총경은 앞선 특검 조사에서 "이 전 비서관이 이첩 기록 반환을 검토하라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지난 10일 이 전 비서관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한샘빌딩에 마련된 순직해병 특검 사무실로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한편 특검팀은 이날 오전 9시30분 조태용 전 국정원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조 전 원장은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 참석한 7명 중 한 사람이다. 특검팀은 조 전 원장을 상대로 윤 전 대통령의 격노가 실제 수사 외압으로 이어졌는지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특검팀은 이종섭 전 장관의 핵심 참모였던 박진희 전 군사보좌관(소장)을 전날 조사한 데 이어 오는 30일 오전 추가로 소환해 조사하기로 했다.
그는 채상병 사건 당시인 2023년 7~8월 이 전 장관,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 등 핵심 관계자들과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은 인물로, 수사 외압에 직접 가담한 혐의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