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또 설전을 벌였다. 이번에도 하남자, 하수인 등 여의도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단어들이 터져 나왔다.
권성동 의원은 3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안철수 대표가 특검으로부터 문자 한 통을 받았다며 호들갑을 떨었다"며 "위헌 요소로 가득한 특검법에 홀로 찬성표를 던지고, 이후에는 동지들을 인적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절벽 끝에 몰아넣은 사람이 안철수 (당대표) 후보"라고 질타했다.
전날 안철수 의원은 자신에게 참고인 조사를 요청한 특검을 향해 "국민의힘 전체를 내란정당으로 낙인찍으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는데, 이를 권 의원이 비판한 것이다.
특검 역시 안 의원의 이런 주장에 대해 "당시 여당 의원 중 특검법에 찬성한 유일한 의원이어서 사실관계를 설명해 줄 것으로 생각해 참고인 조사 협조를 부탁한 것"이라며 "특검수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권성동 의원은 "동지들이 정치 수사의 큰 칼에 쓰러질 땐 미소를 머금고 방관하더니, 정작 본인에게는 커터칼 수준도 안 되는 참고인 협조 요청이 오자 '무분별한 정치 수사'라며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은 실소를 자아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여의도 대표 하남자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님을 다시금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자 안 의원도 발끈했다.
안 의원은 2022년 7월 26일 당시 원내대표였던 권 의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는 사진을 올리며 "하수인"이라고 썼다.
지난 2022년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 398회 임시회 6차 본회의 대정부 질문 도중 국민의힘 권성동 당시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문자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당 사진은 이른바 '체리따봉 사건'으로 불렸던 일로, 권 의원은 당시 윤 대통령에게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고 보내 논란이 일었다. 안 의원이 자신에게 '하남자'라고 공격한 권 의원을 '하수인'이라며 되받아친 것이다.
권 의원과 안 의원의 이러한 설전은 이달 초에도 벌어졌다. 당시 권 의원은 안 의원이 혁신위원장 임명 당일 사퇴를 선언하고 자신을 겨냥한 비판을 쏟아내자 "하남자 리더십"이라며 비판한 바 있다.
두 중진 의원 간 갈등은 안철수 의원이 인적 청산을 주장하며 전당대회에 출마하고, 권성동 의원을 비롯한 소위 친윤(친윤석열계) 출신 인사들에 대한 특검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더 격화하는 모습이다.